성미산마을극장에서 13~14일 떼아뜨르봄날&다키니의〈이것이 인간인가〉가 무대에 올랐다.
떼아뜨르봄날&다키니는 2012프린지페스티벌을 계기로 만난 떼아르뜨봄날의 연출가강경호와 다키니의 무용수김경미의 협업팀이다.
이들은 아우슈비츠생존작가 프리모레비의 저서『이것이 인간인가』를 춤으로 보여줌으로써 인간성에 대해 다시한번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무대는 한여자가 무대위에 서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서서히 몸을 움직인다. 유연하고 아름다운 움직임이 아니라 고통스럽고 힘겹게 몸 하나하나를 움직인다. 한껏 자신의 몸을 고통스럽게 움직이다가 기차소리와 함께 비추는 환한 빛을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한여자와 두남자가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기이하게 뒤틀려 있고, 울고 있고, 바닥을 기고 있다. 이들은 누군가에 의해 기차에 태워진 이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한다. 기차에 태워져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채 수용소에 도착한다. 처음 맞닥뜨린 그곳에서 그들은 두려워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말을 통해 행동을 통해 그들이 처한 상황들을 설명한다. 샤워장에 가둬두고 샤워를 하라고 하지만 물은 나오지 않고 목이 마른 상황에서 그들은 점점 무릎을 꿇고 ‘살고 싶다’는 생각하나에 황토색의 바닥에 있는 물에 입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샤워기에서 물이 나온다.
그들은 그곳에서의 생활속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까지 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얼마나 가혹해질 수 있는지, 그 가혹함에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누군가는 말한다. ‘내가 처음부터 이곳에서 태어났다면’이라고. 그들은 수용소이전의 생활을 기억하고 그리면서 현재를 떠올리며 고통스러워 한다.
그들은 수용소의 생활에 대해 ‘나의 하루를 빼앗고 나에게 어제의 시간을 살게 한다’고 자조한다.
처음에 그들은 ‘살고 싶다’고 외치며 절규하지만 그 시간을 견뎌가면서 변화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잔인해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이 삶을 유지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들은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인간성의 상실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그것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으로, 이것이 밖으로 알려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목숨을 포기한다.
극이 끝나고 한여자는 말한다.
‘내 모든 말과 행동이 사실입니다. 이 끔찍한 광경을 믿어주시겠습니까?’
우리는 그들이 겪은 모든 고통과 두려움, 잔인함,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최악의 것들에 대해 가늠할 수조차 없다. 그것이 가능한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극을 통해 그것의 아주 작은 조각을 볼 수 있었는지 모른다.
생각해보라 이것이 인간인지
진흙탕속에서 고되게 노동하며
평화를 알지 못하고
빵반쪽을 위해 싸우고
예, 아니오라는 말한마디 때문에 죽어가는 이가
생각해보라 이것이 여자인지
머리카락 한올없이, 이름도 없이
기억할 힘도 없이
두눈은 텅비고 한겨울개구리처럼
자궁이 차디찬 이가
- <이것이 인간인가> 중 -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