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오존(Ozon)
국가 프랑스 



오존(Ozon)감독의 영화 <신의 이름으로(Grâce à Dieu)>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프랑스 리옹지방에서 발생한 가톨릭신부의 아동성폭력사건을 다룬 영화다. 이 작품은 성폭력을 당한 알렉산더, 프랑쑤와, 엠마누엘이 성인이 된 이후에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가톨릭교회에 항의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시 재판에 회부하는 과정을 지루하지만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있다. 다소 반복적인 세가지이야기가 전개돼 극성은 떨어지나 피해자들이 점차 용기를 내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을 자연스런 발전과정으로 묘사하고있다. 

다른 작품에서 뛰어난 극적 구성력을 보여주었던 감독은 이 작품에서는 신중한 다큐드라마적 방법을 적용했다. 프랑스출신의 감독이 가톨릭국가인 프랑스인들의 정서를 고려해 예민한 문제를 설득력있게 다루고자 하기때문이다. 감독은 종영자막에서 사건의 사후처리과정을 설명해주는데, 최근에 또 다시 부각된 가톨릭내의 각종 추문을 언급해 줄만도 하지만 오로지 이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도 감독의 조심스런 태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감독은 각종 성추문사건에 휩싸인 가톨릭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맡기고있다. 알렉산더는 가톨릭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여전히 신앙심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다른 주인공은 가톨릭종교자체를 부정하고 자신이 무신론자임을 선언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종교내부의 <미투>사건만을 다루지 않는다. 성폭력사건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입은 엠마누엘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주저할 때 알렉산더의 부인은 자신도 어렸을 때 자기가족과 친한 이웃남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울면서 고백한다. 엠마누엘이 깊은 상처를 딛고 자기운명의 주체가 되는 마지막장면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주교가 있는 성당을 강건너편에서 바라보면서 성당이 비친 강물에 담배꽁초를 던진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성폭력피해자들에게 자신의 트라우마를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극복하고, 특히 권력에 의한 성폭력사건에 대해서 강력하게 맞서 나갈 것을 권유한다.

베를린국제영화제공동취재단 

201912152_1.jpg


201912152_2.jpg


201912152_3.jpg


201912152_4.jpg


201912152_5.jpg


201912152_6.jpg


201912152_7.jpg





번호 제목 날짜
74 <더 데드 돈 다이> 성황리 개막 … 깐느국제영화제 1일차 file 2019.05.20
73 <<좀비>재난에 처한 미국의 우울한 초상> … 현지영화지의 <더 데드 돈 다이>리뷰 file 2019.05.20
72 아녜스바르다 추모하고 <좀비>영화로 개막하며 창조적 인간성의 회복을 호소 … 72회 깐느국제영화제 개막 file 2019.05.20
71 [사진] 72회 깐느국제영화제 1일차 file 2019.05.20
70 베를린영화제 폐막 .. 남코리아영화 <벌새> 제네레이션14플러스부문 그랑프리 수상 file 2019.03.20
69 <외세에 반대하는 민족적 화해를 강조> … 영화 <바바(Baba)> file 2019.03.09
»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권력에 맞서 나아가야> … 영화 <신의 이름으로(Grâce à Dieu)> file 2019.03.09
67 <기층민중의 신념에 대한 관객의 깊은 공감> … 영화 <오라이(Oray)> file 2019.03.09
66 <산자와 죽은 자의 따듯한 이별이야기> … 영화 <꼭두이야기> file 2019.03.09
65 <생존권을 건 농민들의 투쟁> … 영화 <차오Chão(Landless)> file 2019.03.09
64 <상처받은 이웃에 자비와 친절을> … 영화 <낯선 사람들의 친절(The Kindness of Strangers)> file 2019.03.09
63 민중저항영화 포함한 400여편 선보이며 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 file 2019.02.11
62 가족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 영화 <뷰티풀 데이즈> file 2019.02.06
61 [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체험박물관 르포 ... <영화제와 지역사회가 연결되야 발전의 길이 보인다> file 2018.12.26
60 [23회 부산국제영화제] 락바얀에서 필리핀의 어제, 오늘, 내일을 보다 ... 영화 <락바얀 : 민중들의 행진> file 2018.12.26
59 [23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BIFF 르포 ... <관객이 주인인 영화, 우리가 주인인 문화> file 2018.11.06
58 [23회 부산국제영화제] 무엇이 이들을 밖으로 내몰았나 ... 영화 <카메라를 든 소녀> file 2018.11.06
57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에서의 탈피와 자아의 발현 ... 영화 <카메라를 든 소녀> file 2018.11.06
56 [23회 부산국제영화제] 다가올 폭력에 경고하다 ... 영화 <Killing> file 2018.11.06
55 [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반도 평화와 반제국주의・반전>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file 2018.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