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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최고의 전술은 상대의 분열이다. 이 영화에는 두개의 분열책이 교차한다. 주인공 스티븐(Matt Damon)이 글로벌파워가스회사에 다니니 아측이라고 한다면, 아측은 타측을 포섭하기 위해 여동료 슈(Frances McDomand)와 때로는 개별적으로 때로는 통째로, 때로는 속공으로 때로는 지공으로 공략해 들어간다. 드라마는 환경활동가가 끼어들어 승패가 지그재그로 교차하고 여기에 남녀간의 애정선까지 끼어들어 흥미롭다. 절정부분의 반전외에는 그저 아기자기한 사건과 따스한 유모로 사건선과 감정선을 이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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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땅(Promised Land)> 스틸컷


타측을 공략하는 아측인 글로벌컴패니의 전술은 매우 전형적이다. 마치 유대자본이 미국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에 줄을 놓고 지지 않는 게임을 하는 듯, 드라마틱한 전술전개로 극안의 극을 펼쳐보인다. 아측의 ‘선수’들마저 장기판의 말로 만들고 그들마저도 속여넘기는 영악한(smart) 테크닉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테크닉이고 보안책이다. 잘생기고(handsome) 순진해보이는 ‘선수’를 투입하고 서로 다른 차원의 전법을 남녀선수로, 아측타측에서 펼쳐보일 때 필승불패로 보인다. 


문제는 아측의 선수의 심장과 뇌수를 공략하는 타측의 매력과 지성이다. 매력적인 여교사 앨리스(Rosemarie DeWitt)와 MIT출신 과학교사 프랑크(Hal Holbrook)는 아측 주선수 스티븐의 감성과 이성을 여지없이 흔들어놓는다. 여기에 스티븐의 할아버지 또한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농민이라는 계급적 배경이 없었다면 리얼리즘은 심각히 손상됐으리라. 마지막에 레모네이드를 25센트에 팔며 딱 그만큼 받는 정직한 어린소녀의 모습도 최후결심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손색이 없다. 처음에 사장단을 만날 때와 마지막에 시민들을 만날 때 나오는 일렁이는 물로 세수를 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아측은 결정타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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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반산트감독은 마을을 차로 달릴 때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장면을 여러번 내보내는데, 대자연속에 탐욕스런 인간이 탄 자동차 한대는 그저 한점에 불과해 보인다. 몰락해가는 농촌마을이지만 친구주점(buddy's bar)의 훈훈한 모습과 스티븐이 포함된 사람들의 사진은 영화마지막 엔드크레딧과 겹치는 부감장면에 나오는 마을모습과 둘이 아니다. 스티븐이 아측과 타측 중 어디에 속하는가를 지켜보며 관객들은 따뜻한 박수로 영화의 성공을 축하한다. 1%의 돈과 책략이 99%의 마음을 살 수 없고 99%를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확인하며. 


조덕원기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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