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대학 교비 898억원과 자신이 설립·운영해 온 건설회사 자금 106억원 등 1004억원을 횡령하여 구속됐던 서남대학 설립자 이홍하(76)씨가 보석사면 되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광주지방법원순천지원형사합의부(재판장 최영남)는 ‘건강이 좋지 않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이씨를 병보석으로 석방했다. 지난해 11월 30일에 구속되어 69일 만이다.

광주지방검찰청순천지청은 이씨는 구속된 뒤에도 검찰의 소환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5차례 구치소 출장 조사조차 거부했다고 밝혔다. 구속하고도 조사 한 번 하지 못한 상태에서 풀려난 것이다. 이어 검찰은 “보석이 허용되면 증거조작과 증인 회유 및 협박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씨와 똑같은 시술을 받은 최시중 전방송통신위원장도 법원은 보석신청을 기각했다”며 보석허가에 반대했다.

서남대정상화추진교수협의회(교협)도 8일 이씨의 병보석 허가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보석허가는 재판부가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며 치욕적인 사학비리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협은 끝으로 “이홍하에 대한 병보석 허가를 취소하여 법관의 명예를 지키기를 촉구”하면서 “병보석 허가가 취소될 수 있도록 검찰에서도 법적 대응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주·전남 진보연대 또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전국적사학비리의 대명사인 이씨에 대한 법원의 보석 허가는 중대한 범죄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보석을 허가한 최영남판사는 이씨의 사위인 서울고법판사와 동향 출신에 사법시험 35회 동기라는 점에서 의혹을 면하기 어렵다”다고 비난했다.

이씨는 1998년 12월 교비 409억원 횡령혐의로 구속됐지만 2개월 만에 사면·복권됐다. 2007년 2월 교비 3억8000만원을 횡령해 개인대출채무를 변제한 혐의로 두번째 기소됐으나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논란이 일었다.

김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