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자구노력에 따라 지급되는 국가장학금 2유형의 올해 1학기 배정률이 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의 등록금인하·장학금확충노력이 부족해 정부가 책정한 예산의 절반정도만 지급된 것이다.
국가장학금 2유형은 학생들에게 직접 지급되는 1유형과 달리 대학들의 자체노력과 연동돼 지원되기 때문에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자체 장학금을 많이 확충할수록 지원규모가 커진다.
대학들의 자구노력부족으로 정부에서 마련한 국가장학금 2유형 예산소진률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가장학금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국회교육과학기술위원회소속 유기홍(민주통합당)·정진후(진보정의당)의원이 24일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13년 1학기 국가장학금 2유형 배정액 및 자구노력인정규모’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가장학금 2유형에 책정된 예산은 6000억원이지만, 대학들의 자체노력 부족으로 인해 3349억원(55.8%)만 배정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에는 배정예산 7500억원 중 93.4%인 7007억원이 지원된 것과 대비된다.
지원대학숫자도 지난해 335곳에서 288곳으로 14% 감소했다.
올해 국가장학금 2유형 신청대상은 318개교였으나 이 가운데 300개대학이 신청했다. 세종대, 조선대 등 15개 대학은 아예 장학금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나머지 3개교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신청자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2개대학은 이후 등록금을 올리거나 자체노력이 부족해 지원대상에서 탈락됐다.
아예 신청조차 안한 대학은 세종대, 거제대학, 양산대학, 조선대, 고구려대, 대경대학, 성덕대학, 대구공업대학, 벽성대학, 예원예술대, 웅지세무대학, 인하공업대학, 창신대, 한국국제대, 한국전통문화대로 나타났다. 부산예술대, 서라벌대, 서경대는 2년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신청이 불가능했다.
특히 중앙대, 전북과학대학, 경북도립대학, 김천대학, 서해대학, 한일장신대, 대구예술대 등 7개교는 등록금을 올리는 바람에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부산교대, 한영대, 차의과대, 부경대, 한국골프대학 등은 전년에 비해 자체규모가 줄어 탈락했다.
정진후의원은 “대학들의 등록금인하율이 작년에 비해 낮고, 자체 장학금확충도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평균 등록금인하율은 4.79%였으나, 올해는 0.5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체 장학금확대규모도 지난해 3677억원에서 올해 949억원으로 줄었다”며 “올해 자체 장학금을 한 푼도 늘리지 않은 대학은 91곳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등록금 상위30개 4년제대학 가운데 국가장학금지원금이 10억원미만인 학교는 고려대·연세대·아주대·건국대·서강대·광운대 등 6곳이다. 또 연세대·서강대·건국대·아주대·을지대 등 5곳은 배정비율(예산 중 실제 지원된 금액)이 평균(55.8%)에 미치지 못했다.
정의원은 “저소득층학생일수록 장학금탈락률이 높은 1유형에 이어 대학들의 자체 노력을 전제로 지급되는 2유형도 근본적 한계가 드러났다”며 “국가장학금이 반값등록금의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제도를 통해 보편적 반값등록금정책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유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