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 여학생의 권익신장과 복지향상을 위해 활동하던 학생자치기구 총여학생회가 사라지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입후보자가 없거나 학생들의 투표율이 낮아 총여학생회가 명목상으로만 존재하거나 아예 규정을 바꿔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달 26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참석한 대의원 100명 가운데 81명이 총여학생회 폐지에 찬성했다. 이를 통해 건국대 총여학생회 폐지가 결정됐다.
서울시립대와 홍익대, 연세대, 동국대 역시 총여학생회 존폐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2002년부터 입후보자가 없었던 서울시립대 총여학생회의 경우, 지난달 26일 전체대의원회의에서 총여학생회 폐지안건을 표결에 부치려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무산되는 바람에 논의가 뒤로 미뤄졌다.
현재 서울시내주요대학 가운데 총여학생회가 존재하는 대학은 경희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정도다.
주로 1980년대 학생운동내에서 여성들이 담당했던 조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총여학생회는 성차별과 각종 불이익으로부터 여학생을 보호해야한다는 공통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여권이 신장된 오늘날 한쪽 성별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기구가 필요한가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시립대의 한 학생은 “총여학생회를 존치하자는 의견조차 총여학생회 본연의 역할 때문이 아니라 자치조직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반감때문”이라며 “초기에는 일부 학생의 볼멘소리에 그쳤던 ‘총여학생회폐지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총여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측은 여성의 복지뿐 아니라 학교 안팎의 성평등을 위해 활동하는 기구로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소영 연세대총여학생회장은 “총학산하기구로 재편성될 경우 여성운동의 동력이 약해지고 여성복지만 담당하는 기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