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BBC방송이 북코리아를 방문하는 대학생방문단에 자사기자를 투입해 잠입취재를 벌인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언론매체들은 B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파노라마’소속의 기자 존스위니가 신분을 속이고 지난달 런던정치경제대학(LSE)학생방문단에 끼어 북코리아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현지취재를 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취재를 금지하는 북에서 신분을 속인 잠입취재가 드러났다면 동행했던 학생들의 신변이 위험했을 것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위니는 LSE의 국제관계학 관련 학생들로 구성된 북방문단과 함께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북을 방문했다.
1980년 LSE를 졸업한 스위니는 LSE에서 강사로 일하는 아내 도미코스위니의 도움으로 방문단에 합류, 자신이 LSE에서 박사학위를 이수 중인 학생이라고 신분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분을 속인 가짜 서류를 바탕으로 입국허가를 받은 게 드러나면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북코리아 형법을 살펴볼 때 최악의 상황에는 스위니와 동행했던 학생들까지 영국에 돌아오지 못했을 수 있다. 또 문제가 심화될 경우 영국과 북코리아 간 외교문제로 비화했을 것이라며 영국언론매체들은 BBC방송의 각성을 촉구했다.
LSE측도 이에 거세게 반발했다.
LSE총장은 BBC에 “프로그램방영을 취소하고 대학의 명성을 악용한 BBC기자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고”고 촉구했다.
함께 북을 방문했던 알렉스피터스데이 LSE학생연합 사무총장은 “북코리아 정부로부터 위협적인 편지를 받았다”며 “BBC가 저지른 일은 무모하고 윤리적으로도 지탄받을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BBC는 사전에 학생들에게 위험가능성에 대해 알렸다고 해명했지만, LSE측은 “학생들이 고지에 입각한 동의를 할만큼 충분한 정보를 얻지못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BBC는 스위니가 북에 머문동안 몰래 촬영한 현장 영상을 ‘북한잠입취재’라는 다큐멘터리로 15일 밤 방영할 예정이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