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나 시간이 흐르면 과거의 역사적 사실들이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요즘 20대들에게 과거의 역사들은 크게 중요치 않은 거 같다. 초·중·고 12년 동안 우리는 충실히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한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버리고 ‘사회’의 부조리함에는 무감각해지면서 ‘자신’의 불이익에는 참으로 민감해진다. ‘지성의 전당’, ‘진리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은 이제 더 이상 학문을 연구하고 열띤 토론의 장이 아닌, 취업을 위한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해 버렸다.
지금 이렇게 된 현실의 문제에 우리는 누구의 잘못으로 인식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이렇게 변화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53년 전, 4월18일. 우리학교 선배님들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섰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가'가 의문이다. ‘발췌개헌’, ‘사사오입’ 등으로 국민적인 지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이승만’ 정권은 1960년 4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부정선거를 저지른다.
이것이 바로 ‘3.15부정선거’이다. ‘유령유권자 조작’, ‘ 유권자의 40%에 해당하는 자유당 표를 미리 투표함에 넣어두는 4할투표’, ‘완장부대’ 등 직접적이고 계획적인 장기집권 야욕을 보인다. 이에 분노한 시민과 학생들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거센 항의시위를 진행한다.
그러던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서 뒷머리까지 20cm 길이의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군의 시체가 바닷가 낚시꾼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에 자유당의 만행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각지에서 일어났다.
4월18일 오후 1시경 4000여명의 고려대학생들은 학교에 집결하여 선언문을 낭독하고 일제히 교문을 나와 국회의사당(現 서울시의회 자리)에 도착하여 구속된 동료학우들의 석방과 학원자유화를 외치며 평화적인 시위를 진행했다.
하지만 평화적인 시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정권은 정치깡패를 동원 시위를 마치고 귀가하던 고려대생을 습격하였다.
학생들의 평화적인 시위마저 폭력으로 진압하는 정권에 대해 민중들의 분노는 마침내 폭발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선배님들의 뜻과 마음을 기리기 위해, 그리고 4.19 혁명의 정신을 잇기위해 매년 4월18일 구국대장정을 진행한다.
4.18과 4.19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주었다. 역사는 국민들에 의해 바뀌고, 전진한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역사를 움직이고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바꾸는 것은 몇몇의 영웅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려고 하는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 폭발할 때 실현되는 것이라는 것을 두 눈으로 경험한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가치가 없음을 증명했고 그런 정부는 국민들이 심판한다는 민주주의 기본원리를 확인시켜 주었다.
단순히 ‘4.18구국대장정’을 마라톤 하듯이 당일 날 뛰고 오는 것만으로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해방 이후 50년대를 통해 정치적 독재, 경제적 빈곤, 부정부패라는 사회의 총체적 위기에 맞서 의연히 떨쳐 일어났던 선배들의 애국애족의 정신을 본받아, 오늘날 고대생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장이 바로 4.18구국대장정인 것이다.
53주년 4.18구국대장정과 4.19혁명의 정신을 기념한다. 그리고 많은 학우들이 참여하여 그 날의 함성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용민 (고대세종총학생회사무국장)
*기고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