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5․18관련 대자보가 훼손되거나 철거되는 일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문과대학생회는 지난 15일 문과대건물앞에서 5․18관련사진전을 열었다. 8장의 대자보에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서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폭력진압하는 사진과 희생자들의 장례식사진 등 30여장의 사진을 전시했다.
그러나 이날밤 누군가 대자보 위에 시민들이 무기를 들고 있는 사진과 전두환전대통령의 사진 등을 덧붙였다. 심지어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조정에 의해 일어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유인물까지 발견됐다.
학생회는 덧붙인 사진을 바로 제거하고 사진전을 정상 진행했다.
이후 극우성향인터넷사이트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 ‘좌빨천국고려대학교산업화시전’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전 훼손을 인증한 사진과 글이 올라왔던 것이 밝혀졌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한승범문과대학생회장은 “서강대, 부산대 등 다른 대학들도 5․18을 소개한 대자보가 찢기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며 “1980년 5월 광주의 의미를 근거없이 폄하하고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는 일이 반복되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성신여대에서는 학생들이 5․18을 기념하기 위해 학내에 붙인 대자보를 학교측에서 게시한지 2시간만에 철거한 사건이 있었다.
학교측은 학교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이기 때문에 학칙상 게시판에 부착할 수 없다고 이유를 전했다. 이후 준비단측이 학교에 정식허가를 요청했지만 학교는 이를 거부했다.
학교측이 전한 입장은 “대자보에 ‘분신’‘자살’등의 단어가 들어가 선동적, 선정적인 부분이 있고 이 같은 활동이 학내 면학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봤다”며 “준비단은 학교가 인가한 공식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활동비를 모금해 유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해명했다.
준비단측은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진상규명을 위해 분신, 투신자살 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짧게 들어갔을 뿐인데 선정적이라 판단한 학교 측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