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에 2014학년도 입시요강제출기한이 일주일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국대학 곳곳에 극심한 구조조정바람이 불면서 청주대 회화학과도 3년간 학교의 평가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폐과위기에 놓여 학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자본의 잣대에 의해 '짓밟힌 순수미술'(사진=네이트판)
청주대는 21일 교무회의를 통해 2014학년도부터 회화학과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교육수요도와 전공선호도, 취업률, 동일전공 전국평균취업률과의 편차, 대외Peer그룹평가, 자체학과평가를 기준으로 각학과의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회화학과가 최하위그룹인 E그룹에 3년연속포함돼 폐과대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무회의에서 논의·결정된 사항이 적힌 문서를 이 대학 회화학과출신의 시간강사가 입수, 동문회와 학생회에 알렸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학생들은 크게 반발하며 본부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폐과결정취소’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학생들은 “취업이 안되는 과라서 폐과를 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회화학과를 살려달라. 열심히 공부해서 최고의 학과를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외쳤다.
학생들뿐 아니라 동문들도 나서 총장면담을 위한 농성을 벌였다.
해당학과 졸업생들은 “폐과소식을 전해듣고 예술에 전념하고 있는 학우들과 졸업생들은 패닉상태”라며 “26년의 역사를 단 한칼에 베어버린다는 사실에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1000여명의 예술가동문들은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예술활동을 구직활동, 취업전선이라는 미명아래 저급하게 취급하고 아무런 성과라고 보지않는 태도는 지성을 추구하는 대학에서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청주대는 폐과결정을 취소하고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예술행위를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학생들과 동문들은 회화학과 폐과결정을 취소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청주대본관앞을 지키고 있다. 농성장에는 폐과철회를 요구하는 피켓과 현수막이 나붙었고, 한쪽에서는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회화학과교수들 역시 학교와의 협상자리마련을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생들은 협상을 위해 ‘회화학과 2년간 존속유예’에 따른 평가지표달성 및 과혁신안제출을 협상안으로 세웠다.
여기에는 2년동안 이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해 학생회와 동문회에서 어떠한 새로운 요구나 집단행동도 하지 않을 것과 재직교수들의 전원사직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청주대 회화학과출신 개그맨임혁필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예술의 가치를 뒤로한 채 취업률 등을 핑계로 재학생과 동문을 우롱하고 있다’며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갑’의 횡포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