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이 30일 교정에 있는 김활란 초대총장(1899∼1970)의 동상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대출신인 김활란은 YWCA 창설자이자 한국최초의 여성박사이지만, 대표적인 친일파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1936년 전후로 변절해 친일 칼럼, 강연·논술활동을 하는 한편 1941년 창씨개명이후 글과 강연을 통해 일제학도병과 징용, 위안부참여 등을 독려했다. 동상은 1970년대 이대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학생들은 서대문구 본관교정에 있는 김활란동상에 철거요구메시지를 담은 메모지를 붙이는 '플래시몹'을 벌였다.
동상은 "친일은 용서받을 수 없다", "역사앞에 부끄럽지 않은 이화인이 되고 싶다", "김활란 동상 철거는 역사를 바로잡고 이화를 떳떳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 "김활란 내려오고 유관순을 올리자" 등의 내용이 담긴 메모지들에 의해 전체가 뒤덮였다.
이날 행사는 개교기념일인 31일을 앞두고 김모씨가 '김활란 동상 철거요구 포스트잇 붙이기'란 글을 학내커뮤니티 사이트에 익명으로 올렸고, 이에 학생들이 호응하면서 자발적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는 "과거에도 김활란 동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나서는 사람이 없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며 "과거 페인트·계란 시위 등 과격한 시위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평화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학생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