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지난 21일, 경남대학교(총장 박재규)가 철학과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19일 구조조정위원회의 철학과폐지결정이 있고 이틀후인 이날, 최고의결기구인 대학평의원회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회의는 오후3시에 본관소회의실1에서 열렸으며, 안건은 학칙개정으로 철학과와 사회복지학과에 대한 정원개정이 안건이었다. 이 회의에서 철학과는 2014학년도 모집정원이 40명에서 0명으로 개정돼 사실상 폐과되었다.

0626 경남대2.jpg

학교는 줄곧 재정상의 어려움을 내세워 철학과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반복해왔고, 이에 반발한 철학과학생들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학교측의 폐과방침에 강하게 대항해 왔다. 학생들은 “경남대학교의 적립금은 1171억(전국 15위)이고 매년 큰 폭으로 축적되고 있는 추세(전국 16위)”라며 “한해에만 84억이 넘는 돈을 남겨온 학교가 재정이 어려울 리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날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학교측이 공지하지 않아, 회의가 열리기 이틀전에서야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철학과학생들은,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학교에 나왔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철학과학생 30여명은 복도에서 폐과에 반대한다는 문구로 피켓시위를 했다.

0626 경남대1.jpg 

한편 이날 회의에 대해 절차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철학과폐지비상대책위원회는 “2010년에 당시 철학과 학생들과 학교측이 작성한 합의서에는 2013년 9월30일에 폐과여부를 최초평가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이날 폐과가 결정된 것에 대해 “학교가 합의서를 어기고 3달이나 앞당겨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대학평의원회가 학내의 일에 대해 결정하는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내구성원인 학생측구성원은 1명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이번 대학평의원회의 결정이 언뜻 보기에는 민주적으로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으로 이루어진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문이 굳게 걸어 잠긴 채 회의가 진행됐다는 점과 겨우 30분만에 회의가 끝났다는 점은, 회의가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낸다”며 대학평의원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진민 기획처장은 “폐과여부를 9월30일에 결정하든 6월에 결정하든 결국 폐과결정이 될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학평의원회를 다시 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번 결정된 것을 번복하라는 요구인데 그럴 수는 없다”고 맞받아쳤다.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이 학생들을 따돌리고 비서실 문으로 회의실에 몰래 들어갔다”며 “겨우 1명 있는 학생측 평의원조차 학생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비참하고 슬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 학생은 경남대학생 3000여명이 작성한 폐과에 반대하는 서명지를 몸에 감싸 들고,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후 법적 대응 등 모든 방안을 총동원해 학교당국에 맞서 학내민주주의를 지키고, 돈의 논리가 대학안에서 팽배하는 일을 막아내겠다고 피력했다.

윤태우(경남대철학과)
*기고임을 밝힙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624 [인터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해” 연세대생활협동조합 김민우부장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5
623 홀렁 베이 “코리아통일과정에 외세개입 절대 안된다” ... 6.15학술본부 간담회 21세기대학뉴스 2013-07-05
622 역사학자시국선언 '3.15부정선거에 버금가는 범죄'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5
621 등록금으로 교직원 개인연금 대납한 44개 대학 적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4
620 세종대, 주명건 구재단이사 복귀에 학생들 반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3
619 〈대학가요제〉 36년만에 폐지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2
618 OECD지표 등록금순위 내려갔다? ... 실제로는 미국에 이어 2위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2
617 모그룹회장 구속 ... 전문대 인수과정에서 재산기부처럼 위조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1
616 경기대총학생회 “학생 때린 이사 해임해야”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7-01
615 한국외대총학생회 시국선언 ‘불의 바로 잡아야’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9
614 전남대교수들도 시국선언 준비중 …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9
613 미국 7월부터 학자금이자율 2배로 널뛰기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8
612 대교협 ‘대학의 자율성’ 건의 ... ‘각종 규제 폐지해야’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8
611 동국대교수들 28일 시국선언 ... “박근혜, 선거부정개입 수혜자”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7
610 대학등록금 OECD국가중 4위, 공교육비 민간부담률은 13년째 1위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7
609 ‘너도 받았니 국가장학금?’ ... 고소득층자녀도 국가장학금 수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7
608 한남대철학과폐과 ... 대학평의원회반대에도 대학본부 ‘모르쇠’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7
607 “박근혜가 몸통” 대학교수 시국선언 점화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7
606 [기고] 방향을 상실한 진보, 어디로 가야 하는가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6
» 경남대, '철학과폐지' 문걸어 잠그고 회의진행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6
604 우원식 “학부·학과통폐합시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야”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5
603 부산·경남지역 5개대학 시국선언대열 합류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5
602 성신여대 평학생시국선언 … “정치적 중립 말하는 총학언행은 모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4
601 ‘국정원은 찌질한 키보드워리어’ ... 정보원규탄 대학생 촛불문화제 열려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2
600 ‘사학왕국’ 만들려던 서남대 이홍하 ‘유치장’으로 … 징역9년 선고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2
599 경남대 철학과 폐지 졸속처리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1
598 서울시교수협 “대학교육 무엇이어야 하는가” ... 정부 대학평가방식 비판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1
597 고려대 정보통신대 학생들, 통폐합 반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1
596 [서평] 『오직 독서뿐』 모든 것이 책이다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1
595 이화여대총학생회 '18대대선은 짓밟히고 조롱당했다'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0
594 '정보원선거개입규탄' 대학가시국선언 확산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0
593 국립대의대유치전 '치열' … 공주대가세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20
592 건국대연구팀, 급성면역거부 없는 장기이식 돼지복제성공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9
591 ‘누구를 위한 총장인가’ 경북대 총장직선제놓고 내부구성원간 갈등 격화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9
590 서울대 ‘국정원대선개입시국선언’ 추진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8
589 인제대 노조, 시간강사감원방침 철회 촉구 기자회견 열어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8
588 대학의 교육공공성확보위해 나선 교수들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7
587 수원여대 임시이사파견 보류 … 학내 ‘난색’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6
586 중앙대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학생들 총장실점거 “재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자”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6
585 6.15공동선언 13주년기념행사, 남북각기개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5
584 [코리아포커스] 6.15기념영상〈방북에서 방북으로〉발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5
583 주간교수에 의해 발행취소된 학보… ‘학내언론’ 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4
582 자취방보다 비싼 대학기숙사 … “민자기숙사비 책정근거 밝혀라”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4
581 [서평] 개인의 삶에 담긴 브라질 100년의 질곡『엎지른 모유』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3
580 대학생 69.9%는 자신의 적성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해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3
579 교육부 ‘전문대육성방안’ 과연 그 효과는?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3
578 [인터뷰] 학과구조조정에 맞선 중앙대비교민속학과 정태영학생회장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2
577 강남구청 ‘분향소’ 빌미로 최저임금1만원위원회캠프 철거위협해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2
576 고등교육예산 매년 증가했지만 전체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해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2
575 중구청, 또 대한문농성장 기습침탈 ... 쌍용차 김정우지부장 등 16명 연행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