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최근 OECD지표에서 우리나라의 대학등록금순위가 내려간 것과 관련, 정부정책이 성공했기 때문인 것처럼 포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 교육지표조사결과’를 발표, “2009학년도 OECD국가 중 2번째였던 연평균대학 등록금이 2011학년도에는 자료를 제출한 국가 중 4번째로 많았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또 “특히 OECD는 한국이 2011년부터 대학등록금부담완화 등 학생지원정책을 확대해왔음을 주목하고, 향후 교육지표에 이와 같은 정책성과가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사립대등록금의 경우 미국의 연평균 등록금 2만2852달러(미국달러구매력지수 환산액)로 가장 높고 우리나라가 9366달러로 2위였다.
하지만 올해 발표된 2011학년도 지표에서는 미국이 1만7163달러로 여전히 1위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9383달러로 4위로 내려갔고, 슬로베니아(1만1040달러), 오스트레일리아(1만110달러)로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학교육연구소의 OECD자료 분석에 의하면 순위변동은 통계상의 수치일 뿐, 실제 등록금부담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세계 2위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사립대를 다니는 학생은 전체 대학생의 1~4%밖에 되지않고, 거의 모든 학생이 무상이거나 등록금이 싼 국립대에 다니기 때문이다.
2위인 슬로베니아는 1%이하의 학생만이 ‘독립형 사립대학’을 다니며 1만달러가량의 등록금을 내고, 99%가 넘는 학생은 등록금을 내지 않고 국공립대나 ‘정부의존형사립대’에 다니며, 3위인 오스트레일리아도 대학생 96%는 등록금이 평균 3924달러에 불과한 국공립대에 다닌다.
반면 4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대학생의 77%가 사립대에 다니기 때문에 높은 등록금을 내는 학생수가 이들 나라에 견줘 압도적이다.
또 국공립대등록금부담도 우리나라는 세계4위가 아닌 3위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국공립대 등록금 1위(6450달러)인 아일랜드는 명목상 등록금액수를 제출한 것일 뿐, 국공립대에 전일제로 다니는 자국학생과 유럽연합(EU)국가학생의 등록금은 모두 정부가 지불하기 때문이다. 국공립대에 다니는 학생중 약97%가 등록금을 면제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대학등록금이 세계최고로 비싼 미국과 우리나라의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추세인 것이다.
국공립대등록금은 2009학년도 때 우리나라(5193달러)가 미국(6312달러)의 82.3%수준이었는데, 2011학년도에는 우리나라 5395달러, 미국 5402달러로 거의 같아졌다. 사립대 역시 2009학년도에는 미국의 41%수준이었던 것이 2011학년도에는 54.7%가 됐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연구원은 “대학등록금 국제순위가 떨어진 것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채 이를 등록금정책의 결과로 자랑하듯이 홍보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정부는 실제로 ‘반값등록금’이 되도록 근본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