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사립대의 이월금규모가 예산보다 1조원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예산부풀리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정의당 정진후의원이 전국4년제사립대 153곳(일반대151곳, 산업대2곳)의 2012년 예‧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학들의 이월금이 당초 예산편성시 1594억원이었지만 결산에서는 이월금총액이 1조16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원에 따르면 이월금의 86.2%인 1조61억원이 등록금회계에서 발생했다. 사립대들이 등록금지출부문을 과도하게 편성, 등록금을 인상해왔다는 것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사고이월’이나 ‘명시이월’처럼 용도가 명확하게 이월된 경우는 고작 30%(3503억원)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이월사유가 불분명한 ‘기타이월금’으로 전체이월금의 70%(8169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월금규모가 가장 큰 대학은 건국대로 당초 예산에서 이월금을 편성하지 않았지만 결산후에는 무려 514억원을 이월했다.
이어 수원대(513억원), 한국산업기술대(480억원), 고려대(398억원), 영남대(320억원), 총신대(294억원), 백석대(291억원), 성균관대(279억원), 연세대(219억원), 국민대(178억원), 성신여대(171억원), 단국대(162억원) 등의 순으로 결산시예산보다 이월금차액을 많이 남겼다.
결산결과 이월금규모자체가 가장 큰 대학은 수원대로 1065억원을 남겼다. 건국대, 한국산업기술대, 고려대, 을지대가 뒤를 이었다.
정의원은 “이월금이 많다는 것은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책정했거나 일부러 부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등록금을 낮출 여력이 없다고 하지만 사립대학들의 이월금과 적립금 예‧결산차이를 보면 이런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립대학예산편성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교육부는 이월금의 내용과 발생경위 그리고 향후사용처실태를 파악해 무분별한 이월금 및 부정한 이월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월금뿐 아니라 적립금도 이같은 ‘예산부풀리기’방식으로 수천억원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들은 지난해 당초 7604억원을 적립할 계획이었으나 결산결과 1조189억원을 쌓아 2585억원을 추가로 남겼다. 이에 따라 전국사립대의 지난해 적립금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섰다.
실제로 22일 대학교육연구소가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전국사립대‧전문대‧대학원대학교‧사이버대(대학‧전문대학) 등 346곳의 ‘2012회계연도교비회계와 법인회계’(2013년2월28일현재)를 분석한 결과 누적적립금규모는 11조6975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립금규모는 4년제대학이 8조911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전문대학은 2조5094억원, 사이버대(4년제) 2144억원, 대학원대학교 490억원, 사이버대(전문대학) 130억원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학별 적립금규모를 따져보면 이화여대가 765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6327억원), 홍익대(6276억원), 수원대(3244억원), 고려대(2844억원) 등이 누적적립금규모상위대학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성균관대(2248억원), 숙명여대(2052억원), 인하대(1591억원), 한국외대(1278억원), 한양대(1251억원), 국민대(1100억원), 아주대(1042억원) 등이 1000억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었다.
전문대학은 경복대가 98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인여대(844억원), 수원과학대(840억원), 우송정보대(750억원), 연성대(744억원), 부천대(700억원) 등 주로 수도권소재의 전문대학들이었다.
한편 사립대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쌓아둘 수 있었던 것은 교육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은희대학교육연구소연구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교육부는 사립대들의 적립금쌓기관행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았다”며 “교육여건이 부실한 대학도 적립금을 쌓는 것이 확인된만큼 일정수준이상의 교육여건을 갖춘 곳만 적립금을 쌓을 수 있도록 규정하거나 ‘적립금상환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