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정부의 막대한 예산을 받아 지어진 외국대학들이 모두 정원미달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문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소속 유기홍민주당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외국대학운영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부산과 인천시, 전남광양등 외국대학들이 모두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8년이후 설립됐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교육기관의 설립기준을 국내대학보다 크게 완화하고 법인세면제, 예산지원등 재정혜택을 주고 있다.

현재 경제자유구역내 정부와 지자체가 189억원가량을 투자해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 한국캠퍼스(STC-Korea, 전남광양시), 독일 국립대학 FAU 부산캠퍼스(FAU-부산), 한국뉴욕주립대(인천시) 등 세곳의 외국대학을 운영 중에 있지만, 한국뉴욕주립대 컴퓨터학과 박사과정을 제외한 모든 곳이 정원을 반밖에 채우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각한 경우는 정원 100명에 재학생이 불과 2명뿐인 학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FAU부산캠퍼스도 정원100명에 내국인포함 총인원은 38명에 불과했고 STC-Korea는 지난 5월 교육부에 폐쇄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STC그룹의 에릭히트브링크대표이사는 제출한 폐쇄신청서한에 ‘석사과정에 대한 학생수요가 제한적이어서 수년간 많은 적자를 양산했다’며 폐쇄신청사유를 밝혔다.

또한 고액의 영어합숙캠프를 운영하다 교육부로부터 지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의원의 말에 따르면 이들 외국대학은 입학생부족으로 등록금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대학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투자유치와 외국유학대체효과를 기대하며 정부와 지자체가 정확한 사전수요조사없이 경쟁적으로만 유치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국내 외국대학설립이 혈세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런데도 내년 3월 미국조지메이슨대가 송도국제도시에 개교할 예정이고 미국 유타대, UCLA대, 영국에버딘대 등 15개 대학이 설립승인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거나 설립신청을 앞두고 있어 외국대학의 설립허가가 보다 엄격해져야한다는 지적이다.

유기홍의원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대학서립은 정부의 졸속 추진으로 결국 국민혈세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무조건 유치만 할 것이 아니라 면밀한 사전 수요조사를 하는 등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