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석현회장이 지난달 24일 일반이사로 선출되자 경희대학교 학내반발이 매우 거세다.
학내 노동조합‧총학생회‧민주동문회 등으로 구성된 민단협(경희학원민주단체협의회)은 26일 반대기자회견을 열고 홍석현회장의 이사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민단협은 “중앙일보의 정량평가 위주의 대학평가는 교육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변질되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경희대가 중앙일보의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식의 대학평가는 대학의 서열화를 가속시킬 뿐만 아니라 부실대학을 퇴출시키는 근거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대학운영이 평가지표에 맞춰지면서 취업률조작등의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계속돼왔다.
경희대총민주동문회 김재운대표는 “언론사 사주가 이사를 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어떤 사람인지 따져봐야 한다” 며 “홍회장은 언론사만 운영한 게 아니라 삼성의 정치자금을 정권에 전달하기 위해 창구역할을 했던 사람” 이라고 말했다. 이어 “97년 대선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30억 배달사고를 낸 혐의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대표는 “이런 사람이 학교연구를 한다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왜 경희대가 언론권력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나”라고 개탄했다.
오는 17일 경희학원민주단체협의회 김종욱사무총장은 “홍회장의 영입이 철회되지 않으면 본관 항의방문, 1인시위 등 실력행사를 하겠다”며 “중앙일보 사옥 앞에서도 홍회장의 영입반대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회장은 조정원이사(전경희대총장)가 추천했으며 이사7명의 만장일치로 선출됐다.경희대학교 이사회는 일반이사9명, 개방이사3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현재 일반이사3명, 개방이사2명이 공석인 상태다.
홍회장이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이사로 최종선임되면 경희대 이사는 8명이 된다. 경희대학교 정주용총학생회장은 “교육부에서 승인이 나서 이사로 선임되기 까지는 두, 세달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편 경희대는 10월15일 ‘사립대 친‧인척 대물림현상’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신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