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흐코지패배에 따른 올렁드승리
17년만에 중도좌파집권
더 이상 긴축은 없다
프랑스대선 2차결선투표에서 PS(사회당)의 프헝수와 올렁드가 UPM(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흐코지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등에 따르면 20시기준 5월6일 진행된 2차투표출구조사결과 올렁드가 51.7%로 48.3%의 사흐코지를 제치고 승리했다.
프랑스내무부는 20시기준 투표율이 8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대선 83.97%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다.
올렁드는 프랑스5공화국의 7번째 대통령이 됐다. 프헝수와 미테헝(François Mitterrand)이후 17년만에 중도세력이 집권했다. 선거운동과정에서 ‘미테헝의 후계자’임을 자처했던 올렁드의 소원이 풀렸다. 사흐코지는 프랑스5공화국 역사상 1981년 발레히 지스카흐 데스탱(Valéry Giscard d'Estaing)에 이어 연임에 실패했다.
이번대선의 결과는 사흐코지의 패배가 불러온 올렁드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1차투표에서 낙마한 후보중 단 한명도 사흐코지를 지지하지 않았다. 멜렁숑은 “반사흐코지전선”을, 바이후는 “개인적으로 올렁드”를, 마힌 르 뻰은“둘 다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흐코지는 유럽재정위기극복을 위해 긴축정책, 병원 등 공공부문축소, 연금개혁, 이민자단속등을 실시했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의 ‘사흐코지심판론’은 사흐코지 임기기간 내내 축적됐다. 올랑드는 ‘지난 5년간의 경제상황악화와 국가신용등급강등, 실업률증가 등을 불러온 사흐코지를 심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들은 ‘최저임금인상’, ‘교사6만명추가채용’, ‘대기업·고소득자세금인상’등 사회양극화해소와 긴축에 반대하는 올렁드의 공약을 선택했다. 일각에는 ‘금융자본과 신재정협약에 대한 입장이 바뀌는 순간 올렁드 또한 심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데빡트멍의장인 올렁드는 코헤즈(Corrèze)의 튈(Tulle)에서 당선소감을 밝혔다. “더 이상 긴축은 유럽의 숙명이 될 수 없다. 프랑스인들은 공화국대통령으로 나를 지목하면서 변화를 선택했다. 여러분들 앞에서 국가를 위해 복무할 것을 약속한다. 5년동안 프랑스를 지도한 사흐코지에게 공화주의인사를 보낸다. 나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신념을 존중하며 모든 사람들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흐코지는 파리에서 진행된 패배인정연설에서 “나의 지위는 더 이상 같을 수 없다. 나는 프랑스 국민들중의 한명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정계은퇴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FG(좌파전선)의 대선후보였던 졍 뤽 멜렁숑(Jean-Luc Mélenchon)은 올렁드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선 때 “드디어 사흐코지가 끝났다. 프랑스와 유럽의 희소식이다. 세계가 프랑스인들의 힘을 알게됐다. 역사의 한 면이 넘어갔으며 많은 요구와 함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 올렁드를 축하한다. 4백만 FG유권자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우파의 패배는 국민들의 요구가 승리한 것이며 FG는 총선에서 우리의 승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력이양은 5월15일경 진행될 예정이다. 올렁드는 이미 4월초 ‘대선승리시 실시할 개혁안일정’을 밝힌 바 있으며 공공장소에서 천으로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전통의상을 금지하는 ‘부르카금지법’등을 비롯해 사흐코지의 일부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공식대선결과는 오는 10일 발표된다.
주요정당들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총선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6월 10일과 17일에 진행되는 총선에서 좌파가 패할 경우 우파총리와 동거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현재 프랑스하원577석 중 FG, PS를 포함한 중도좌파세력의 의석수는 226석이다.
김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