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짜리 대자보’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중앙대에서 이번에는 ‘대자보백일장’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11일 열린 백일장은 중앙대학생들로 구성된 ‘의혈, 안녕들하십니까’와 ‘데모당’의 주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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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앙대에서 열린 대자보백일장의 모습(출처=의혈,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이날 주어진 시제는 ‘중앙대 청소노동자 파업투쟁 지지’와 ‘불통 중앙대 규탄’이었다.

 

추운날씨에도 중앙대를 비롯해 서울대,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생들과 데모당 당원, 흑석동 주민들이 참여했다.

 

지난달 16일부터 근로환경 개선과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여전히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은 참가자들을 위해 떡볶이와 어묵을 준비했다.

 

이날 서울대 언어학과 김현우학생의 대자보가 우승을 차지했다.

 

백일장은 중앙대가 일방적으로 학생들의 대자보를 철거하면서 기획됐다.

 

중앙대는 지난달 23일 파업중인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개최하거나 선전물을 부착할 때마다 1차례에 100만원을 내도록 해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신청을 해 논란이 됐다.

 

이어 지난 3일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앙대, 서울대, 한예종 학생들은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중앙대 법학관·본관 등에 붙였다.

 

그러자 학교측은 7일 저녁 교직원 등을 동원해 대자보 60여장을 강제로 철거해 학생들과 청소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다음은 우승한 대자보 전문이다.


 “맹자(孟子)가 중앙대 홍보실장을 만나되, 홍보실장 가로되 ‘그림자도 못 밟는 집안의 가장 같은 총장님을 학생들이 비아냥거리고, 학교의 품위를 떨어뜨린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맹자 가로되, ‘직접 고용 않는 일을 후려치기라 하고 노동자의 파업과 발언을 방해하는 일을 노조깨기라 한다. 후려치고 노조깨는 이를 장사치라 부르니, 학생이 장사치를 비판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스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김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