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사건유가족, 박근혜후보 규탄 기자회견 열어
12일 인혁당재건위사건(인민혁명당재건위사건) 유가족들이 여의도 새누리당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혁당재건위사건 사법살인 부정하는 박근혜는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규탄했다.
기자회견은 4.9통일평화재단, 유신잔재청산과역사정의를위한민주행동(민청학련정신계승사업회 등 40개 단체), 박정희시대피해자모임단체(전태일재단 등 19개 단체) 등이 참여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혁당재건위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여덟분의 사형수와 그 가족은 물론 관련자들을 농락하고 있다”며 “과거는 역사에 맡기고 미래로 향하자고 하면서 끊임없이 과거의 일을 들춰내며 아버지 박정희를 정당화”하고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소위 인혁당재건위사건은 이미 법원으로부터 불법구금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하여 사건이 조작되었음이 밝혀졌고,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음에도 두개의 판결문이 존재한다는 말로 유족들을 두번 죽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근혜후보는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법원에서 정반대의 두가지 판결을 내렸다. 그렇다면 뭐가 진실인가. 역사적 진실은 한가지 밖에 없으니 앞으로 역사가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05년에도 박후보는 국정원발전위조사결과에 대해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것이며 모함”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유가족들은 “사람이 여덟분이나 사형을 당한 사건을 두고 가치가 없고, 자신에 대한 모함이라고 발언하는 박근혜는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있는가”라며 “입이 있으면 대답을 해보라. 인간의 생명이 무고하게 짓밟힌 이 사건이 당신에게 가치가 없고 모함이란 말인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이 되자고 나선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가 사법부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또다시 암측천지인 유신의 시대로 되돌리려하는 박근혜는 대통령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노구를 이끌고 여기에 선 것은 40년 가까이 온갖 박대와 냉대를 받으며 간첩의 자식으로 살아온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며 “박근혜는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또한. 유신시대에 발생한 인혁당재건위사건과 의문사를 비롯한 국가폭력사건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고우홍선씨의 유가족 강순희씨는 “내 목숨을 걸고 이 지구상에 인혁당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박정희가 측근에게 ‘내가 한 일중에 인혁당 여덞명 죽인 것이 제일 실책이었다’고 말했다. 윤보선대통령에게 직접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내내 “내남편을 살려내라”며 오열했다.
박정희정권피해자단체, 유신잔재청산과정의를위한민주행동은 성명을 통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넘어 진심으로 박근혜씨에게 나라를 맡겨도 좋은 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작금의 일련의 언행들은 화해와 통합은커녕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기를 뒤흔드는 반민주적, 반헙법적 발언들이라는 점에서 박근혜씨가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로서 기본적인 자질이나 자격을 갖고 있는 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유린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위험천만한 인식을 갖고 있는 후보에게, 대통령으로서 헌정수호의 책임을 맏겨도 좋은 것인가?’라며 ‘새누리당은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는 후보를 자당의 대통령후보로 뽑은데 대해 국민앞에 그 어떤 책임 있는 해명을 한 일인가?’라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박근혜씨가 거듭 헌정유린을 옹호하는 발언을 거듭한다면 우리는 박근혜씨를 내란선동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을 천명했다.
성명은 ‘박근혜씨는 진정으로 헌법을 수호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질서를 지키는 대통령후보가 될 것인지, 헌정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반란의 수괴가 될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편 새누리당 홍일표대변인은 “박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며 “박후보측도 이같은 당의 사과발표를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작 박후보는 “홍대변인과 (논평 내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관기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