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하게 징수됐던 기성회비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대학생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가운데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을 중심으로 3차기성회비반환소송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차기성회비반환소송은 7개대학 4086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1심, 2심에서 승리했으며 마지막 대법원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한편 1만여명이 참여한 2차기성회비반환소송은 3차기성회비반환소송과 함께 시작될 예정이다. 

3차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을 위해 지난 5월20일부터 6월13일까지 원고를 모집했으며 전국 40여개 국공립대학중 10개대학 5376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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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대련 장민규의장, 교대련 조하나의장, 하주희변호사 등이
<기성회비 폐지하고 반값등록금 실현하라!>, <국공립대재정 정부가 당장 책임져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1, 2, 3차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에는 총21개대학(공주대, 광주교대, 강원대, 경인교대, 경북대, 경상대, 공주교대, 경북대, 대구교대, 부산교대, 부경대, 서울대, 서울과학기술대, 전남대, 제주대, 전주교대, 춘천교대, 충북대, 한밭대, 한국교원대, 창원대 등) 2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서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와 한대련 등의 주최로 열린 <3차기성회비반환소장접수 및 향후대응관련 기자회견>에서 교대련(전국교대연합) 조하나의장은 불법적인 기성회비를 고스란히 합법화하려는 재정회계법을 추진하고있는 정부 및 교육부에 대해 규탄했다.

조하나의장은 지난 5월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립대학기성회계처리 대안마련토론회에서 <국공립대의 책임주체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기획재정부심의관은 <국가>라고 한 반면 교육부는 <학생>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공립대의 책임주체를 명확하게하고 진짜 국공립대학교를 만들기 위하는 것을 바라고있지만 정말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이렇게 도외시하고 있다.>며 <기성회비에 대한 책임을 학생들에게 부담시키기 위해서 국공립대를 사립대화하기위한 재정회계법과 기성회비합법화 등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정부와 교육부 등의 행태를 비판했다.

국공립대학 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을 맡은 하주희변호사는 <불확실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해준 원고들 덕분에 지금까지 왔다.>며 <오늘(25일)자로 5100명의 원고들이 접수함으로서 현재 2만명이상 20여개대학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1차기성회비반환청구소송을 통해 <기성회비가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점, 고등교육법상 기성회비는 등록금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국립대학들이 지금까지 국립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해 왔다는 점 등의 사실까지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정부입장)발표처럼 이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이 그동안 원고들의 수많은 노력과 국립대가 국립대 같이 됐으면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무색하리만큼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기성회비관련해서 법안이 두가지가 발의돼 있는데, 법안에 대한 국회회의록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수업료를 전부전환해서 국립대에 출연하는 예산편성방식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이것은 명백하게 교육법에 위배되는 이야기다.>라고 지적하고, <이는 비정상적인 것을 다른 비정상으로 돌려 막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한대련 3차기성회비반환 집단소송소장접수 및 향후대응관련>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또다시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돌입하며

기성회비문제 국공립대 반값등록금 실현으로 해결하라!


오늘 저희 국공립대 학생들은 또 다시 5300여명의 원고인단을 모집하여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였습니다. 한대련 기성회비 소송운동본부에서만 이번으로 3번째 접수하는 대규모 집단 소송입니다. 1,2,3차 모두 합해 약2만명의 국공립대학생들이 기꺼이 저희 소송의 원고인단이 되어주셨습니다. 


2012년 1월, 서울중앙지법원은 1차 한대련 기성회비 반환 청구소송에 “기성회비 자체가 부당이득이다, 학생들이 청구한 금액을 전액 반환하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불법’이 되어버린 기성회비는 정부와 대학당국의 책임 떠넘기기에 여전히 강제 징수되고 있으며, 부적절한 사용도 여전합니다. 이에 저희는 2차 대규모 소송을 진행하였고, 한대련소송 이외에도 방통대, 서울대 등에서 별도의 소송운동본부가 마련되어 총 27건이 넘는 기성회비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60여년간 국가가 방치해온 국공립대의 재정에 대한 문제를 묻고 권리를 주장하는 대학생들의 행동이 일파만파 퍼저가고 있습니다. 


지난시기 국공립대 학생들은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운동, 총장직선제 폐지 철회, 기성회비 반환 대규모 소송 등으로 국공립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행동들을 끊임없이 진행해 왔습니다. 올해만 해도 SAVE N 선언, 두차례의 국공립대학연석회의, 한대련 3차기성회비 반환 청구소송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지난 2월, 야당 국회의원 교문위의원들은 국립대학 기성회비를 2020년까지 국고지원으로 대체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기성회회계 처리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향후 기성회문제는 대학생들이 요구해왔던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기성회비폐지로 반값등록금 실현!

국공립대는 국가가 책임져야한다는 대학생들의 의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당과 교육부에서는 불법 기성회비분을 고스란히 합법화 시키는 <재정회계법>을 발의해놓은 상태이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강력하게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기획재정부에서는 국공립대에 대한 지원을 한푼도 해줄 수 없다며 “2학기때부터 수업료로 통합해서 정부가 나서 걷겠다”라고 하였습니다. 모두 학생들의 대규모 소송과 힘있는 행동을 소용없게 만들어 버리는 방안입니다. 학생들이 소송을 시작한 이유이자, 기성회비 문제의 본질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며, 교육공공성입니다. 국공립대는 국가에서 설립했고 운영하고 있기에 당연히 국가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전국에 대학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강의실에서 공부해야할 대학생들이 자기 과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해 바닥에서, 총장실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대학교육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은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는 정부가 대학교육을 책임지지 않고 시장논리와 자본에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왜곡된 대한민국의 대학을 바로잡는 시작은 바로 국공립대의 확대와 강화입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이미 국공립대학생들의 소송제기로 나와있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 기성회비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국공립대 재정부터 책임져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학생들은 이를 위한 정의로운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14년 6월 25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기성회비 반환 소송 운동본부  


신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