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권이 세계무역기구와 협상조차 하지 않고 쌀시장개방(쌀관세화)선언 결정을 내린 가운데 대학생들이 국민의 생명인 쌀마저 팔아넘기는 박근혜정부를 규탄한다.며 쌀시장전면개방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앞에서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과 9개대학으로 이뤄진 대학생농활대(경기대, 경희대, 광운대, 덕성여대, 동국대, 동아대, 성신여대, 전남대, 한신대) 등은 성명을 통해 국민들에게 우리쌀을 함께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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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석자은총학생회장은 우리농업, 우리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천, 수만년동안 이어진 우리민족 쌀농사에 대해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면서 <농민들은 1~2만평 쌀농사를 해봤자 자식하나 제대로 키울 수 없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지만 쌀에 대한 자부심과 농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를 가치있게 평가하고있는지 의문이다.>며 <쌀시장개방은 민족이 가지고있는 고유의 특성이 갖고있는 것을 져버리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국대학생농활대가 드리는 대국민호소문> 전문이다.

전국대학생농활대가 드리는 대국민 호소문


우리의 쌀은 국민의 생명입니다.

대학생들은 쌀시장 전면개방을 반대합니다.


올해 5월과 6월 수 천명의 대학생들은 전국 곳곳으로 농활을 갔습니다. 5월에는 봄농활대가 모판을 만들고 모를 심었습니다. 또 6월에는 여름농활을 가서 뜨거운 뙈약볕에 논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대학에서 공부만 하고 밥을 '먹기만'했던 우리가 직접 쌀을 생산하는데 참여하면서 농민들의 노고를 가슴깊이 느꼈습니다. 어른들이 이야기했던 '쌀 한톨의 귀중함'을 직접 체험했고, '쌀 한톨에 농민의 여든여덟번의 손길이 간다'는 옛말도 너무나 공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이 가꾼 '우리 쌀'이 국민들의 밥상에 올려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정부는 쌀전면개방을 발표했습니다. 94년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20년간 지켜왔던 우리의 쌀을 이제는 외국의 싼 쌀들과 '경쟁'을 시키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수입쌀의 의무수입물량 때문에 국내 쌀이 힘들다.","어짜피 언젠가는 개방해야 한다."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


과연 이것이 진실일까요? 이러한 논리로 94년 쌀 시장을 개방했던 세계 수많은 나라들에서 식량위기, 식량파동으로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쌀 협상이 들어가면 '수입쌀의 의무수입물량'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협상'시작도 하기 전에 의무수입물량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단정짓는 것입니까. 수입쌀의 의무수입 때문에 쌀 자급률이 떨어지고 혼합미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의무수입물량을 '줄이거나' '없앨생각'은 하지 않는 것입니까. 왜 아직 협상조차 시작하지 않았는데, '포기'하고 있는 것입니까.


게다가 언젠가는 개방해야 한다는데, 그러한 논리라면 정부가 주장하는 수입쌀의 관세 수백%징수도 곧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우리 쌀을 어떻게 지키겠다는 걸까요. 과연 우리나라 정부가 우리 농민들의 정부인지, 진정 국민들의 먹거리를 생각하는 정부인지 의심이 듭니다.


지금 농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비싼 농자재, 외국농산물에 밀려나는 우리 농산물, 비합리적인 유통구조로 농가부채는 갈수록 커져, 현재 31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농민들은 아직도 우리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쌀이 '보호'되고 있기 떄문이었습니다. 이제 쌀마저 무너진다면 대체 농민들은 무엇을 농사짓고 살아야 하는 것 입니까.


우리 대학생들이 생활고에, 바쁜일정에 즐겨먹는 것이 바로 김밥, 삼각김밥, 컵밥 등입니다. 이런'밥'들의 대부분은 수입쌀입니다. 그나마 집에서만은 국내쌀을 먹을 수 있었는데, 과연 이조차 가능할지 의구심이 듭니다. 어쩌면 내년부터 국내쌀은 일부 부유층만이 먹을 수 있는 쌀로 전락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어머님, 아버님!

정부 발표가 유효하다면 내년부터 수입쌀이 급속도로 몰려들어옵니다. 아이들이 수입쌀만 먹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수입산, GMO가 가득한 밥상에 어떻게 농사지었는지 알 수 없는 수입쌀까지 올려진다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요?


게다가 국내쌀몰락은 수입쌀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식량위기가 우리 가정의 밥상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한 공기에 140원정도에 불과한 쌀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처럼 10배, 20배 뛸지도 모릅니다. 밥 한공기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세상이 올지 모릅니다. 이런세상, 과연 박근혜 정부가 책임 질 수 있을까요?


국민여러분! 호소드립니다.

쌀시장 전면 개방은 우리 쌀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쌀문제는 절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 중고등학생, 어린이 모두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국민들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94년 우루과이라운드에서 강대국들의 압박에 쌀시장을 열지 않았던 유일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그것을 이뤄낸 것은 전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국민들이 나섰을 때 우리 쌀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생농활대도 농민들과 함께, 국민들과 함께, 기필코 우리 쌀을 지키고야 말 것입니다.


-한대련 농활대, 경기대 농활대, 동국대 농활대, 광운대 사회대/전정대 농활대, 성신여대 종산마을/자연대 농활대, 경희대 농활대, 동아대 농활대, 전남대 농활대, 한신대 농활대, 덕성여대 농활대, 이화여대 농활대, 연세대 농황대, 부산대 농활대, 부산교대 농활대- 


신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