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못해정말미안합니다. 아무것도 해주지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100일이 넘도록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힘들다고 말해 미안합니다. 아직도 참 진실을 알려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무너지지않고 꼭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내 동생으로, 아들로, 딸로, 내 아버지로, 어머니로,친구로, 내 남편 아내로 태어나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너무도 당연하고 소소했던 추억들도, 기억들도 절대 잊지않겠습니다.> 


<세월>호참사100일을 맞은 7월24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진행된 <네 눈물을 기억하라 - 세월호참사 추모 시낭송 그리고 음악회>에서 안산 단원고 고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의 편지낭송이 고요하게 울려퍼졌다. 


오후8시50분께,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특별법제정에 대한 염원을 담아 출발한지 35시간째 약50km를 걸어 온 것이다. 이날 추모제의 사회를 맡은 이지애 전KBS아나운서는 <유가족들은 <우리 목소리가 들릴까> <나 혼자는 아닐까>란 생각으로 힘드셨을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박수로 환영해달라>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들어서자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로 유가족분들과 행진단을 맞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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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단원고 고김동혁학생의 어머니 김성실씨는 편지를 통해 <어제 아침 너희의 영정사진을 들고 안산과 광명, 국회를 거쳐 이곳 서울광장까지 왔다>며 <너와 네 친구들이 하늘에서 엄마 아빠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힘드시죠라며 쓸쓸히 웃는 것만 같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 악몽 같은 사고를 다시 떠올리기 싫지만, 우리가 경험한 진실과 세상에 알려진 정보가 다르기에 우리는 변하기 시작했다. 자식 죽은 이유를 밝혀달라는 것이 그리 큰 욕심이며, 이 고통을 다른 국민들에게 주지 않기 위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이 잘못된 일이냐>며 <엄마 아빠는 너희를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에 울고만 있지는 않기로 했다. 4.16 특별법을 제정해 이런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 약속한다.>고 말했다.


침착하게 발언을 이어나가던 동혁학생의 어머니는 <그래도 동혁아, 내 새끼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아파했다.


이날 집회는 다양한 예술가 및 가수들이 추모 행사를 장식하기도 했다. 가수 김장훈씨는 <일부 아주 극소수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우리 가족들에 대해서 명예를 훼손하고 화살을 쏟는 경우가 있다.> <유가족들이 길거리로 이렇게 나온 경우는 어떤 경우도 없었다.>, <가족들이 보상금을 원했나, 정권퇴진을 원했나, 울다울다  울 힘도 없는데 거리로 까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시는 이땅에 가족들과 같은 비참한 희생자들이 나오지않도록 두다리로 설 힘도 없는데, 자기를 태워서 촛불처럼 세상을 밝히려고 나온 분들이 가족들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가족들에게 정말 100만명의 한명이라고 훼손이거나 폄하하는 소리가 나온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닌 것이다. 정말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울다울다 힘도 없고 진도에서는 형동생하고 사는데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이들이많다. 앞으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장훈씨는 가수와 꿈이었던 보미양이 녹음을 해둔 노래<거위의 꿈>을 녹음해 듀엣곡을 불렀다.


<세월>호추모제 마지막은 가수 이승환이 장식했다. 그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시민들을 위로하는 다양한 분위기의 곡을 노래했다. 노래 중간 이승환은 <우리는 불쌍한 국민일지도 모른다.>며 <국가가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 무심함을 알아채 버린 불쌍한 국민이다.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지켜주지 않는 국가의 무심함과 무능을 알아 채 버려서 그렇다. 국가가 국민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하지 않으려는 것을 알아서 서글프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국가라고 불리는 그 분들은 오늘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시는 이렇게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헛된 믿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며 <밥 많이 먹고, 힘내고, 지치지 말고 즐겁게 모여서 끝까지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위로와 당부를 건넸다. 


21세기대학뉴스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