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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3시30분 영화의전당 앞에서 영화인 1123인의 세월호특별법제정촉구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회자는 <백범김구선생을 암살한 서북청년단이 재건되고 카카오톡신상도 털리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님에도 이렇게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하면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자유발언 자리에서 정지영감독은 <세월호를 정치문제로 발전시켜 보고 정치인들이 관여했다는 것은 뭔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상영작중 <다이빙벨>에 대해 정치적중립을 지켜야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에 답하고 싶은 것이 두가지다.>라며  <세월호가 왜 정치적인가. 또 정치적중립을 지키는 영화가 과연 있는가 묻고싶다. 정치적편향성을 띄지 않은 영화는 있을 수 없다. 더구나 국제영화제에서 그런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병훈감독은 <영화축제장에 와서 이런 기자회견자리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마음아프다. 영화보다 더 못하고 괴기스러운 현실이 현재 사회에 펼쳐지고 있다. 통탄스럽다.>면서 <영화인으로서 이런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고 발언했다.

6일 상영되는 <다이빙벨> 안해룡감독은 <이번 영화가 이렇게 문제가 될거라고 예상치 못했다. 서로의 아픔을 잊지않고 상기시키면서 끝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하며 <다이빙벨은 세월호의 작은 실마리에 불과하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전체모습을 드러내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진평론가는 <영화평론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사회평론을 하고 있다. 다른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에 대해 낱낱이 분석하고 여러분들과 공유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잉빙벨>이 가지고 있는 정치성은 큰문제가 없다고 본다. 영화는 가장 진보적이고 진보적이어야 하는 매체다. 어떤 영화든 진보적성격이 나타나게 된다.>고 <다이빙벨>의 진보적성격에 대해 언급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성명서낭독을 일부러라도 하지 않는다는 사회자의 말이 이어 졌다. 

사회자는 <영화제에서 영화인으로서 정말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슈가 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는 영화제 자체에 대한 입장표명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오해의 소지를 만들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연대서명에는 정지영감독, 김기덕감독, 안해룡감독, 정진감독, 임순례감독, 문소리, 박해일, 김혜수, 김효진, 권해효, 김태희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은 선언서 전문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후 168일이 된 지난 9월30일 여야는 <양당 합의하에 4명의 특검후보군을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제시한다. 특검후보군 선정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는 후보군은 배제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유가족들을 배제한 채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특별법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8월9일부터 동조단식에 돌입했던 영화인들로서는 허탈함을 넘어 참담한 합의문이다. 애초의 주장을 완화하여, 미흡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진상규명에 부합한 안이라면 어떻게든 합의에 이르고 싶었던 세월호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바람마저 철저히 묵살된 합의이기 때문이다.


세월호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강구>가 절실하다는 내용적 공감대로부터 출발하여 실천적 연대활동을 벌여왔던 영화인들은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이하여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는 바이다.


우리는 여전히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특별법을 원한다.

세월호참사는 국가의 재난관리 구조구난 체계가 작동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다. 짧게는 현 정부의 무능함이 부른 참극이지만, 길게 보면 생명보다 이윤을 보다 우선시했던 대한민국의 모순이 집약된 사건이다. 결국 살아있는 우리가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지 않으면 무고한 생명의 희생앞에 더욱 부끄러울 수 밖에 없다. 이는 정치권만의 문제도 아니며 이념대립의 문제일수도 없다. 그러하기에 청와대, 정부, 정치권 스스로가 당리당략을 벗어나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권력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방법론이 가장 중요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세월호참사의 경우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주체를 세우는 일에서 가장 배제되어야 할 대상은 청와대와 여당이다. 정치권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상설특검법은 권력형비리에 초점이 맞추어진 법이다. 여야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고 중립적인 인사를 특검으로 임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세월호참사는 여야의 정쟁대상이 아니다. 세월호특별법을 입안해야할 주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사법체계를 흔든다는 호도를 서슴지 않으면서까지 스스로가 진행할 수 있는 입법권을 내려놓고 있다. 내려 놓아야 할 것은 오히려 그들 스스로의 기득권이다. 


백번양보하더라도,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서는 최소한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여 특검후보군을 형성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유가족을 배제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가장 자유스러울 수 없는 여당이 되려 주도하는 특별법을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


우리는 끝까지 세월호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다.

4월16일 이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은 평범한 시민이었다. 어느 누가 자신이 유족이 될 것이라고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참사 이후 가족들은 모든 언론의 중심에 설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과 SNS망을통해 확산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그들의 심정을 뒤로 한 채, 유가족들을 철저히 대상화 시킬뿐이었다. <왜, 단 한명도 구조되지 못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희생자와 실종자, 그리고 생존자들을 위한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하는 가족들의 바람이 그렇게 무리한 요구였던가.


전 국민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대통령은 어제 그랬냐는 듯이 면담을 거부한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검법을 만들겠다던 대통령이 이제는 국회의 권한이라고 회피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엔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입법권에 대한 간섭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 여당의 권한을 야당에게 넘기겠다던 여당대표는 말을 바꾸었고 피해자단체에서 추천한 위원들과 국회에서 추천한 위원들 동수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수사, 기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궁색하기 그지없는 핑계를 대며 마치 유가족이 직접 수사, 기소라도 하는 양 여론전을 펼치는 주체는 여당 원내대표다. 유가족의 바람을 호도하기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다. 총3번에 걸친 여야의 합의과정에서 유가족들은 번번히 뒤통수를 맞았다.


일부 세력이긴 하겠으나 유가족들이 주장하지도 않은 내용을 끼워넣은 특별법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것을 넘어서 종북세력, 폭력세력, 기득권세력으로 몰아가는 행동들과 조소들은 이미 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묻고 싶다. 그렇다면 4월16일이후 과연 무엇이 변했는가? 무엇이 밝혀졌는가? 무엇이 규명되었고, 어떤 대책이 세워졌는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사회는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낸것이 없다.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리던지 우리 영화인들은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다. 더욱이 다른 그 무엇보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우리는 끝까지 든든한 벗이 되고자 한다.


2014년 10월 2일 세월호참사 170일째 되는 날,

영화인 1123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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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진들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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