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구성과정 긴축재정에 대한 입장차이로 난항
지난 6일 그리스총선결과 긴축정책을 추진한 기존주류정당들이 표를 대폭 잃었으며 과반을 점유한 당이 없어 국회의석이 분산됐다.
BBC 등에 따르면 집권당인 사회당(PASOK)은 13.18%로 41석을 차지해 제3당으로 밀려났다. 제1당이 된 신민당(New Democracy Party)은 그리스법규에 따라 50석을 추가로 얻게 됐지만 실제 지지율은18.85%로 매우 낮다. 지난 3월 사회당과 신민당은 루카스 파파데모스(Lucas Papademos)총리가 동의한 EU/IMF기업구제거래조항을 지지했다.
반면 긴축정책을 반대하는 정당들이 우세했다. 신흥정당에 해당하는 급진좌파연합(Syriza)은 16.78%로 52석, 민주좌파연합(Democratic Left)은 6.11%로 19석을 차지했다. 제3당이었던 공산당(KKE)은 8.48%로 26석을 차지했다. 심지어 긴축정책을 반대하지만 이민자추방을 주장하는 극우보수 황금새벽당(Golden Dawn Party)도 5%내외의 지지율로 10석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고 6.97%로 21석을 차지했다.
그리스선거제도에서는 대통령이 가장 많이 득표한 3당에 최대3일간 유효한 정부구성권을 부여하며 연정구성에 실패하면 선거가 다시 진행된다. 제1당이 된 신민당당수 안토니스 사마라스(Antonis Samaras)는 총선 다음날인 7일 연정구성을 포기했다. 이후 제2당으로서 급진좌파연합 알렉시스 치프라스(Alexis Tsipras)당수가 9일 연정구성권을 갖게 됐으나 결국 실패했다.
실업률 22%, 아직도 정신 못차려
그리스는 2400억유로가량(약354조9000억원)에 달하는 2차례의 EU·IMF구제조치이후 연금과 임금을 삭감, 세금은 인상했다. 이외에도 수천명의 공공부문 해고자가 발생했고 전체 실업률은 22%에 이르며 앞으로도 계속 정부지출을 삭감해야 한다.
급진좌파연합은 구제금융조항과 임금·연금삭감법규 폐지, 5월15일 발효될 노조단체교섭권금지법규폐지, 2000억유로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받은 그리스은행제도 조사, 그리스재정적자원인파악을 위한 국제위원회건설 등을 주장했다.
비즈니스 스탠다드(Business Standard)는 연정구성에서의 어려움은 급진좌파연합이 주장하는 EU·IMF기업구제금융 거래조항조정에 대한 기타정당들의 반대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신민당 사마라스는 연정구성담화를 하기 전에 치프라스가 ‘정신차리기를 바란다’며 ‘그리스는 불장난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EU등 국제적차원에서 강요되는 긴축재정조치는 그리스경제에 막대한 후과를 미쳤다. 총선을 통해 민중들이 분노를 표출했지만 기존정당들은 긴축재정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3당인 사회당도 연정구성에 실패할 경우 그리스는 다음달중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된다.
박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