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전원합의체(주심이상훈대법관)는 지난 6월25일 국공립대의 기성회비징수는 정당한 조치이므로 학생들에게 그동안 걷은 회비를 돌려줄 필요없다는 첫 판결을 내놨다. 

대법원은 대학이 직접 받지 않고 기성회를 통해 학부모 등의 자금을 지원받아 대학의 목적에 맞는 취지에 사용했더라도 이를 교육관련 법령의 취지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국공립대가 수업료이외의 부족한 교육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성회비를 납부받아 충당해 왔고, 학생과 학부모 역시 이를 알고 기성회회원가입에 대한 의사합치가 이뤄졌고 회비 납부에 응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기성회비란 1963년문교부훈령으로 도입돼 각 대학에 설립된 기성회에서 부족한 교육시설과 운영경비 지원을 위해 자발적후원금을 이유로 만들어졌지만 원래 취지와 달리 부당하게 강제징수됐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논란이 됐다. 

사립대는 1999년을 전후로 기성회비를 폐지했지만 국공립대는 <수업료+기성회비>형태로 등록금을 징수하고 수업료 대신 기성회비를 올려 등록금을 인상하는 <편법>을 부려 서울대 등 국공립대학생들은 2010년 집단으로 기성회비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고등교육법과 규칙·훈령만으로는 학생들이 기성회비를 직접 납부할 법령상 의무를 진다고 볼 수 없고, 국립대들이 학칙으로 기성회비징수를 규정한 것은 학칙 제정의 한계를 벗어났다>며 <각 대학 기성회는 학생들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고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정반대의 판결을 내놨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국립대가 왜 국립대(國立大)인지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갖게 만드는 판결>이라며 <정부는 기성회비 판결에 <환영>입장을 낼 것이 아니라 국립대학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해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소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