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급식현황 폭로한 초등학생의 블로그 화제
영양소의 균형을 이루지 않은 식단, 인스턴트식품과 기름에 튀긴 음식 등으로 악명높은 영국학교급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의 9세소녀 마사 페인(Martha Payne)의 블로그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연일 화제가 됐다. 학교급식에 불만을 느낀 페인은 매일 급식으로 제공된 음식사진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으며 블로그접속수는 5월26일 기준 140만9000회를 넘어섰다.
출처: 마사 페인의 블로그 (http://neverseconds.blogspot.com.es/)
사진은 5월8일 블로그에 연재한 것으로 연재 1주일전에 페인이 먹은 급식이다. 채소류를 찾을 수 없는 것 외에도 양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페인은 '피자는 맛있었지만 크로켓이 더 많았으면 좋겟다. 나는 자라나는 아이이며 오후 내내 집중해야 하는데 크로켓 하나로는 버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타임즈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후 페인은 BBC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급식은 너무 적고 가끔은 별로 먹을 만하지도 않다’며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학생의 당연한 권리인 급식의 질을 위해 싸우는 소녀에게 다른 나라 학생들도 자신들의 급식사진을 보내는 등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
페인은 5월17일 본인의 블로그가 대만에서도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대만의 애니(Annie)학생이 보낸 사진을 올렸다. 페인은 ‘그녀는 이 사진이 평범한 점심급식사진이라고 했다. 어떤 음식인지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모두 다채롭고 맛있어 보인다’고 부러움을 드러냈다.
학교급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TV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학교급식개선운동을 이끌어온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도 본인의 사인이 담긴 책을 선물하는 등 지지를 표했다. 5월23일 페인은 아버지아 함께 스코틀랜드요리사 닉 낸(Nick Nairn)의 초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페인가족 외에도 중요인물들이 초청돼 학교급식과 학교요리교실 등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페인의 블로그가 화제가 되고 학교급식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지자체에서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5월15일 페인은 블로그에서 ‘오늘은 매우 다른 급식시간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오늘 점심시간에 시의회 사람들과 지역신문 기자들이 방문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처음으로 점심시간에 체리토마토와 래디쉬(무의 일종), 당근, 오이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대부분의 변화가 마음에 들었으며 내일도 같길 바란다’고 만족을 나타냈다.
5월17일 페인은 아버지와 함께 시의회공무원을 만나서 샐러드와 과일, 빵을 넉넉히 제공받을 것을 확인했다. 이후 25일 페인은 블로그에서 ‘급식을 받으러 줄을 섰을 때 우리가 원하는만큼 샐러드와 과일, 빵을 먹을 수 있으며 이는 언제나 그래왔던 것이라는 발표를 들었다’고 썼다. 하지만 ‘친구들과 나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비밀이 아주 잘 지켜진 것’이라며 지금까지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지 못했던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9세소녀의 블로그가 전 영국에 반향을 일으키며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학생들이 먹는 급식의 질을 늦었지만 돌아보고 시정해야할 때이다.
박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