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학생들은 이날 낮12시 박당선인의 인수위사무실이 있는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뢰를 회복하고 투명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학생참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카이스트총학생회는 지난 22~23일 '총장선출과정 학생참여'를 요구하며 정부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카이스트는 총장의 전횡으로 6년, 이사회의 책임회피로 2년을 갈등속에서 보냈다"며 "총장선출과정에서 학생대표참여를 보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는 31일 이사회에서 새로운 총장이 선출되지만 오명이사장은 학생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박당선인은 카이스트 갈등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이사회는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총장선임을 위한 임시이사회를 열고 차기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강성모 전UC Merced 총장 △백성기 전POSTECH총장 △테크노경영대학원 박성주교수 △신소재공학과 유진교수 등 4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1일 이사회에 배석해 이사들에게 소견 등을 발표할 자리를 가질 전망이다.
다음은 총학생회가 발표한 '박근혜당선인께 보내는 편지' 전문이다.
박근혜 당선인님, KAIST 학부 총학생회장 이윤석입니다. 당선인께서는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겠다”고 말씀하시며 창조경제의 새시대에 과학기술이 중요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차기 정부의 핵심 부처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시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끌어나갈 미래 과학기술인으로서, KAIST 학생들의 어깨는 참으로 무겁습니다.
그런데 KAIST가, 무려 2년 동안 중병을 앓으면서 학교 발전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학내 갈등’ 이라는 중병입니다. 비민주적 운영으로 학문의 자유는 축소되었고, 꼭 지켜야 하는 약속도 자주 파기됐습니다. 원칙은 비참했고, 신뢰는 무너졌습니다. 정통성도 잃었습니다. 학교가 시끄러운데 학생들이 공부와 연구에 전념할 수는 없었습니다.
총장의 전횡으로 6년, 이사회의 책임회피로 2년을 갈등 속에서 보냈습니다. 해법은 바로, 총장 선출과정 학생대표 참여를 통한 투명성 확보와 신뢰 회복에 있습니다. 마침, KAIST 일부 이사님들께서도 학생대표 참여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세계의 여러 명문대학들이 총장 선출과정에서 학생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합니다. 지난해 12월 오명 이사장에게 서신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올해 초에도 재차 전자우편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신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KAIST의 새로운 리더십이 오는 31일 이사회에서 선출됩니다. 선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오명 이사장은 함구무언으로 일관했습니다. 갈등 봉합을 외치는 목소리는 높아지는데,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희는 서울에 올라와, 교과부 청사 앞에서 오 이사장이 대화에 나서길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오명 이사장은 “학생과 대화하면 공정한 선택이 어렵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해 버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총장 선출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KAIST가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갈등이라는 중병, 이제는 해결해야 합니다. 전횡 일삼는 총장과 책임회피 일관하는 이사회에 해결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리더십 선출 과정에서, 학생대표 참여를 지금이라도 보장해야 합니다. 구성원 간 신뢰 회복하고, 갈등 봉합하고, 투명성과 정통성 확보하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심혈을 기울여 설립한 카이스트! 이제는 2년간의 갈등을 접고, 구성원 간의 통합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학생대표가 새로운 리더십 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대통합의 열쇠입니다. 박근혜 당선인께서, 꼭 해결해 주십시오. |
윤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