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고려대세종캠퍼스에서 올해부터 적용되는 수업개설방침이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지침철회를 요구하는 총학생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1월 고려대김병철총장은 안암·세종캠퍼스의 모든 단대수업개설방침을 박사학위취득자에게만 강의를 배정해 강의를 할 수 있도록 제시했다. 박사학위 미취득자의 경우 수업의 질이 낮고 교수의 지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방침으로 인해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던 수업이 전부 폐강됐으며 이에 대한 별다른 대책없이 1학기가 시작돼 학생들의 수업이 부족해 수업을 듣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는 “2013학년도 강의편성을 앞두고 학교측에서 '박사학위를 기준으로 강의를 배정하라'는 조치를 내려 많은 시간제강사들이 해임됐다이로인해 갑자기 일부과목이 폐강돼 학생들이 수강신청에 실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세종캠퍼스 박광월총학생회장은 "대학측이 교수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않은 강사에 대해 수업개설을 하지말라고 방침을 세운 건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하며 이번사태로 인해 경상대의 경우 100명정원인 수업에 150명에 달하는 인원이 수업을 듣는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마땅한 조치사항이 없어 최소 신청학점인 12학점조차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과 한 학년 진급기준인 34학점을 채울 수 없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학교 측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세종캠퍼스 만사소통총학생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해에 비해 세계의 문화, 문학과 예술, 윤리와 사상 등 핵심교양강의 18개가 감소했고 과학기술대학의 전공과목이 27개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업당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수강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난 과목은 12개 과목 19개 수업으로 과목당 평균 160%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전년도에 비해 2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과목도 있었다.

 

학교측은 이에 수업을 증설했다고 밝혔으나 총학생회는 1학점인 교양체육과목만 개설이 돼 학생들에게 효용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수업지침이 발표된 후 지침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학교측의 독단적인 결정이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수업지침철회를 주장해 왔다. 현재 교과부 규정상 1년이상의 강의경력과 2년이상의 연구경력이 있으면 박사학위가 없어도 학교에서 수업이 가능하다.

 

한편 학교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의 질을 높이려고 박사학위자에게 강의를 맡기고 있으며 실험실습분야에는 석사 학위자도 일부 포함돼 있는 만큼 학교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혀 학교측과 학생측의 마찰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