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4시 서울역광장계단앞에서 서울대련(서울지역대학생연합)이 주최한 할말많은 대학생들의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만민공동회는 1898년 독립협회의 주최로 열린 집회로 처음에는 독립협회의 주장을 민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지만 점차 자발적인 민중의 참여를 통해 신분에 관계없이 나랏일을 논의하고 자유로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민중대회로 발전했다.


이번 집회는 만민공동회의 모티브를 가져와 대표자에게만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는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나 참가한 모든 대학생에게 발언기회를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형태를 취했다.

 

다만 시간제약으로 인해 모두 발표할 수는 없어 사회자가 무작위로 부른 번호에 따라 해당번호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 발언할 기회를 얻었다.

 

학생들이 요구는 일맥상통했다. 높은 등록금으로 인해 제대로 된 대학생활이 불가능하고 국가장학금 당첨여부에 따라 휴학을 선택해야 하는 뼈아픈 현실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여대 김혜진학생은 심리적 반값등록금이 아닌 진짜 반값등록금을 원한다면서 지난학기 학점이 안돼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해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고 분할납부를 했다. 하루종일 알바해도 등록금을 채울 수 없다. 이런 현실를 바꾸려면 정부의 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 정주용학생은 국가장학금이 최선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같이 모이는 게 중요하다. 오늘 모인 사람들이 다음에는 구의 손을 잡고 같이 나왔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면 우리의 요구에 더 기울일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광운대에 다닌다는 12학번 여학생은 1년동안의 대학생활이 알바에 찌들었다면서 학교안 편의점에서 최저임금도 안되는 시급을 받으며 야간알바를 하고 있다면서 알바비는 집세와 용돈으로 사용되고 있다. 등록금을 모으려면 알바를 더 늘려야 하는 데 그럼 대학생활을 즐길 자유가 사라진다고 말해 주위의 공감과 안타까움을 샀다.

 

경기대 서울캠퍼스 장의총학생회장은 대학생 1년 생활비가 2000만원에 육박해 국가장학금으로는 부족하다면서 국가장학금만으로는 대학생의 문제를 전부 해결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지난해 고시원에서 생활하다가 이마저도 부담하기 어려워져 학생회실에서 살고있다. 지금 대학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운대 김성덕학생은 대학생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비싼 방값과 부족한 기숙사때문에 대학생이 마음편하게 누울 곳 하나 없다면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는 정부의 대학생주거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여연대 안진걸팀장이 참석해 아직 반값등록금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투쟁덕분에 등록금대출이자가 2.9%로 인하됐고 취업후상환제도가 도입됐다면서 여러분의 가능성을 믿는다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70여명이 모여 2시간가량 진행된 할말많은 대학생의 만민공동회는 끝으로 다같이 투쟁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