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세종캠퍼스가 영상영화전공과 애니메이션전공을 영상·애니메이션전공으로 통합하는 안을 학생들 몰래 추진하려다 발각돼 학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홍익대학생들은 이와 같은 학교측의 학과통폐합 추진을 우연히 2016년 수시모집요강을 보고 알게됐다.

학생들은 ˂사전 의견 수렴도 없이 이럴 수 있느냐>˂우리는 학교측으로부터 사전공고를 받거나 통보가 아닌 ˂발견>을 했다>며 학교측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이렇다 할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8일, 영상영화학과와 애니메이션학과 재학생들은 페이스북에 <홍익대 영상영화/애니메이션 비상대책위원회> 페이지를 개설하고 <두전공을 영상언어를 공유한다는 이유만으로 한전공이라고 생각하는 건 중국과 일본이 한자를 기반하는 언어를 사용한다고 같은 나라로 취급하는 것 만큼 위험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학교의 주인인 학생에게 그 어떤 통지도 없는 상황에서 비밀리에 진행됐다는 점>이라며 <소속 학생을 배제한 채 전공을 통폐합한다는 것은 학교가 학생의 주권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는 말>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들은 학교측에 향후 방침과 계획을 요구했지만 명확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서 지난 11일에 개최된 1차 공청회에서는 학교측이 <두 전공이 합해져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홍익대 심웅기비대위원장은 <일단 백지화한 뒤 학교와 학생이 협의해 대책을 만들자>며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개편)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2차공청회를 열 것을 요구하며 <우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 위해 뭉치지 않았으며 저출산으로 인한 인원감축이 거스를 수 없는 기대적 흐름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학교측에서 통폐합을 통해 구체적으로 두 전공의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 건지에 대해 학교는 구체적인 자료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15일로 약속됐던 2차공청회가 그 전날 학교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기약없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은 더욱 분노했다. 

이에 <홍익대 영상영화/애니메이션 비상대책위원회>는 5개전공의 학회장을 주축으로 한 <조형대학 비상대책위원회>를 확대구성하고 지난 18일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조형대비대위위원장은 <우리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들의 권리를 되찾는 순간까지 싸울 것이며 그 권리가 올바르고 민주적으로 학생의 품으로 돌아오는 순간 해체하여 학생의 본분을 다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현재 학교측은 커리큘럼 개발을 통해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시키면서 전공 통합은 계속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