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총여학생회존폐˃논란이 일고 있다.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27일 오후7시 고려대학교세종캠퍼스 석원경상관 425호강의실에서 총여학생회가 주최하는 전국총여학생회토론회 ˂5월, 고대세종으로 모여女!˃가 열렸다.


이틀동안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고려대·공주대·수원대·연세대·제주대·충북대총여학생회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총여학생회존폐˃위기에 대한 대안과 전국여학생회 연대실천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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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7시 고려대학교세종캠퍼스 석원경상관 425호에서 열린 전국총여학생회토론회


첫번째 토론은 <총여학생회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전국총여학생회현황에 대한 진단과 비판으로 시작했다.


여는 발언으로 충북대학교 조은지총여학생회장은 <남녀가 함께 더불어 가는 더불<여>로 교내 양성평등 인식이 높아지면서 총여학생회는 남녀의 신체적, 물리적 차별을 인정하고 이를 배려해주는 자치기구>라며 <남녀의 차이가 달라지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대학교 홍은혜총여학생회장은 <총여학생회장은 여학생만을 위한 기구가 아니라 남학우와 여학우의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식시키고 해소시키는 기구>라며 <남녀학우모두 더불어 가며 남학우와 여학우사이의 중립적인 징검다리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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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중인 충북대 조은지총여학생회장과 제주대 홍은혜총여학생회장의 모습


고려대학교 박소현총여학생회장은 <총여학생회가 왜 존재해야되나 문제를 논하기 전에 학생회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7000명의 학우가 다니는 학교에서 개개인의 이해와 요구가 아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올바른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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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중인 고려대 박소현총여학생회장


계속해서 <남학우를 비롯한 학우 전체구성원들이 여학우들 가지고 있는 차이를 인식하고 상호존중하며 배려하는, 이 과정에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것이 이것이 학생회의 관문>이라며 <가시적으로 차별대우가 존재한 87년도에 여학생회가 처음 설립되고 차별반대를 위한 민주화운동을 통해 지금시점에 와서야 제도적, 형식적 평등만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학생회가 많을수록 학우들의 이해와 요구를 더 잘 반영할 수 있을 것>, <(총여학생회가 총학생회산하기구가 될 경우) 직선제가 아닌 임명식으로 이루어져 여학생회의 위치와 입지가 점차 좁아진다>고 짚으면서도 <활동중 대중적인 지지나 공감을 얻지 못해 학우들과 괴리되진 않는지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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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 참여중인 학우들


다음으로 총여학생회장들은 학생회의 구성체계 및 운영방식, 회칙내용, 총여학생회의 역사 등 어떤 사업과 목적으로 총여학생회를 건설하게 되었는지 기조를 밝혔다.


연세대학교 정혜윤총여학생회장은 <각종 차별영화제를 상영하며 전반적인 차별인식에 대응하고 특히 여성주의, 성폭력, 소수자 인권주의에 중심을 두고 있다>며 <현재 단과대여학생회가 있는 곳이 3개과뿐이다. 여성주의운동을 하는 기구라기보다 현실적으로 여학생이 적은 곳이라 필요한 곳이라 생각한다>며 현재 여학생회활동이 여학우들만의 활동이라는 학내분위기에서 활발한 사업 개진에 대한 한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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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중인 연세대 정혜윤총학생회장


또 조은지총여학생회장(충북대)은 <여학생전원으로 구성되어 여학생들의 능동적이고 다양한 경험과 구성원을 배양하기위해 소수자로 접근해 비만인을 위한 트레이닝프로그램사업, 향초만들기, 가족팔지만들기 등>각종 사업을 벌여 참여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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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모습


더불어 홍은혜총여학생회장(제주대)은 <안전과 성관련문제를 중요문제로 삼아 교내 늦은밤 지구대와 함께 순찰을 돌고 비상연락망을 이용>한다며 <생리통관련 동영상시청, 피임방법, 생리대 종류알기 등 성문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개방성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소현총여학생회장(고려대)은 <근본적인 역차별은 사회에서부터 오며 사회속차별이 사라지면 학내에 있는 차별 또한 사라질 것>이라며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한다는 회칙에 따라 차별받는 사람들끼리 모여야한다. 단순히 여학우만을 위한 총여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 연대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흔한 취업강연보다 취업시 실제로 일어나는 여성차별대우 및 극복사례를 기획한 강연사업, 복지사업, 일본군<위안부>문제와 더이상 세월호참사는 유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사회건설을 만들기위해 시민단체와 연대하는 사업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1차토론회이후 각 학교별 총여학생회 운영모범사례발표와 폐지를 막기 위한 노력에 대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은재총여학생회장은 같은날 신학대회 총장실을 점거하는 일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하고 <감신대는 900명 정도의 작은 규모로 성인식수준이 일반학교보다 떨어진다>면서 <이사장이 여성목사 비하발언, 불법사찰, 인사비리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 이사장퇴진, 학생주권회복을 외치며 고공농성을 한달 가까이 진행 중>이라며 신학교의 구조적 성차별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사장사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열고 대자보를 쓰는 등 불법적인 것에 낱낱이 밝히는 일로 학생주권회복에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으면 총여에게 발언권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총학생회가 투쟁을 지속하지 않으면 총여가 단독적으로 움직이기 불가능할 정도다>고 말해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홍은혜총여학생회장(제주대)은 <학내성폭행이 발생했을 당시 학교이미지실추보다 학생회차원에서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총여의 역할>이라며 <성폭력이나 성관련 주제에 많은 안건을 제기하고 교수탄원서를 제출해 석달 뒤 인문대교수가 퇴직하게 된 모범사례>를 들었다.


반면 공주대학교 정진실학우는 <올해 총여학생회 입후보로 출마했으나 동시에 총여학생회가 사라지는 바람에 좋은 사례로 찾아 뵙지 못해 아쉽다>며 <총여학생회가 사라지는 과정을 말하기위해 이 자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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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학교 총여학생회폐지에 대한 상황설명중인 정진실전총여학생회후보자


그러면서 <보궐선거를 하려고 공고를 기다리는 중 전학대회안건에 총여학생회폐지안건이 나오는 총학생회의 모순적인 태도에 1인피켓시위, 부당한 폐지에 대한 반대서명운동을 벌였다. 이중에 어떤 학우는 메신저로 총여학생회 폐지에 반대한다며 지지해주는 학우분도 있었다>며 총여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이에 조은지총여학생회장(충북대)도 같은 경험을 겪었다면서 <총여학생회의 위치와 입지가 점차 줄어들면서 투표제에서 임명제로 바뀌거나 단과대여학생회 체제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등 여학생회활동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한 학우는 <학생자치기구로 자율성을 보장받는 총여학생회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어 학생자치활동이 점차 탄압받는것 같아 두렵다>며 <존폐위기속에서 총여학생회의 위치와 역할,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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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진들


김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