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선거

운동권과 비운동권 구분 무의미, 학생회활동의 진정성으로 평가돼야

“학생회의 모든 정책과 운영은 학우들로부터 시작된다”


15 신촌의 한카페에서 <21세기대학뉴스> 주최로 올해 총학생회선거를 평가하고 내년 학생사회를 전망해보는 좌담회가 열렸다. 이번 좌담회에는 김형준활동가와 고려대세종캠퍼스 박광월총학생회장 당선자가 참여해 올해를 돌아보고, 2013 학생회가 나아갈 방향 등을 함께 모색해보았다. 좌담회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두사람이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민경: 올해 학생회선거에 대한 총평을 부탁한다. 또 이번 학생회선거에서 느낀 희망과 절망 한가지씩을 뽑는다면.


"절망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은 한 해"


김형준: 올해의 진보당(통합진보당)사태로 기성언론에서 한대련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가 쏟아져나왔고 한대련을 비판하며 '한대련의 대안'이라 자칭하는 전총모라는 단체도 생겼다.


따라서 이번선거에서 한대련과 관련된 공격이 많을 거라고 했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선거에서는 한대련이슈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대학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한대련의 투쟁의 결과인 반값등록금을 내세운 경우가 있었다.


이번 학생회선거에서 느낀 절망적인 부분은 선거 부정과 파행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절망적이라기보다는 이로 인해 더 많은 대학생들이 부패한 기득세력에 대한 문제인식을 하고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희망을 찾는다.


“대학생다운 학생회를 지지한 것”


박광월: 고려대세종캠퍼스에 대해서 말하자면 성과는 단순히 학생의 복지만을 이야기하는 학생회가 아니라 대학생답게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제기하고 공감하는 학생회를 학우들이 선택했다는 점이다.


절망적인 모습을 꼽자면 낮은 투표율이다. 개표를 성사시킬 정도의 투표율은 나왔지만 낮은 참여율은 앞으로 학생회를 운영해 나감에 있어 학우들과의 거리감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이민경: 지난해에는 '반값등록금’이 전국적으로 학생회선거에서도 많이 이슈가 됐는데 올해 선거에서 이슈가 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전체를 아우르기보다 개별대학, 지역적 차원의 의제 많아”


김형준: 학생회선거는 그 학교의 상황과 재학생들의 경향이 어떠한가에 따라 정책을 달리 세워야 한다. 물론 반값등록금은 작년 한국사회 전체를 뒤 흔들었던 이슈였다. 하지만 그 결과가 그대로 선거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는 반값등록금이라는 내용을 선거전에 학교학우들에게 얼마나 잘 전달했는가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역시 대선을 앞두고 반값등록금문제가 대두됐고 반값등록금문제를 잘 다져둔 대학에서는 반값등록금에 집중했고, 그렇지 않은 대학들의 경우 20대의 투표율, 대학생 주거권문제 등을 든 개별적 · 지역적으로 주장했다.


“반값등록금보다 한대련입장차이가 주”


박광월: 실질적으로 올해선거에서 이슈가 됐던 것은 고대에 한정해서 보면 선본들의 한대련에 대한 입장차이였다. 한대련이라는 전국대학연대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우리선본과 전총모라는 대안을 가지고 나왔던 선본과의 정책해설이 화제가 됐다. 실질적으로 선거자체서 학내, 학외문제를 나누지 않고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던 우리선본이 승리했다.


이민경: 이어서 질문하면 이번 학생회선거에서 거는 슬로건 중 많았던 것이 학생을 위한 학생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학생회, 정치적 견해를 가지지 않겠다고 표현한 선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적 견해를 가지는 것에 대한 색안경은 기성언론 탓”


박광월: 학우들이 학생회가 정치적 견해를 가지는 것을 경직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현재 언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성언론들은 언론에서 대학생을 취업에만 관심을 갖게 만들어 많이 위축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학생회가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우들의 의견을 묻고 이에 대해 토론하고 다시 결정된 내용을 학우분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학우분들은 절대 무지하지 않다. 정치적 견해를 가진다하더라도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정책을 해설한다면 이를 나쁘게 볼 학우는 없다고 본다.

 

“학우를 위하려면 정치적 견해 반드시 필요”

 

김형준: 학우들을 위한 학생회를 만든다면 반드시 정치적 견해을 가져야 한다.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학우들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말은 모순이다. 학생회가 진정 학생들을 위해 일한다면 정지적 견해를 가져야 한다. 이런 활동을 안하겠다는 것은 학우들을 위해 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민경:부산외대 투표함교체사건, 경상대의 동영상조작사건, 중앙대안성캠 당선무효화 사건, 조선대·경북대·성균관대 등의 선관위에 의한 후보자격박탈 등 올해 총학생회선거에서 대학의 민주주의에 대해 많은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부패한 기득권세력때문”


김형준: 부산외대에서 투표함이 교체되고 조선대와 성균관대가 논란속에서 후보자격이 박탈이 되는 등의 모습은 등 학교가 개입했던 경상대와 중앙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권력승계를 위해 일어난 사건이다. 이를 가지고 기득권세력만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다른 학교들에서도 같은 세력이 몇년간 학생회를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이런 일이 없는 경우가 사실 더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패한’ 기득권세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건은 올해뿐만 아니라 작년, 재작년에도 있었다. 몇년간 권력에 저항하지 않는 그런 학생회가 섰었거나 다수 학우들을 위해 권력에 저항하고 있는 학생회를 공격하는 세력이 있었던 학교들이 이런 경향이 크다.


권력에 저항하는 학생회만이 절대 다수의 학생들을 위할 수 있다. 또 학생회가 권력에 효과적으로 저항하고 승리하기 위해 학우대중의 엄호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은 학우대중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이 문제를 해결할 정답이다.


“학생회에는 기득권 존재할 수 없어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만 존재”


박광월: 학생회가 왜 필요한지 왜 생긴 것인지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학생회를 몇 년동안 운영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기득권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본다.


학생회는 학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학우들의 당면한 문제와 잠재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권력에 저항하기 위해서 이해와 요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학생회가 기득권일 수 없다. 다만 학생회를 기득세력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선출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선거파행이 일어나는 경우는 크게 학교가 개입하는 경우와 학생회를 기득권세력으로 생각해 이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학생회장에 당선된 뒤 자신들의 이익대로 학생회를 운영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식있는 학생들이 이런 문제의식을 갖는 것과 동시에 올바른 학생회를 위한 결의가 진행된다면 제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일시적인 비판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학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학생들이 너무 위축돼 있다.


이민경: 서울대투표율 27.7%로 선거가 무산된 사건과 서강대, 한국교원대 등의 후보미등록 등 학생선거의 참여문제가 수년째 제기되고 있다. 반면 중앙대안성캠퍼스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74.4%를 나타낸 것, 충북대에 6개선본이 등록한 것 등 참여에 관해서는 돋보이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학생회선거에서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무엇이 있을까.

 

“단순히 참여율로 평가하긴 힘들어”

 

박광월: 총학에 많은 선본이 등록하고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것만으로 민주주의가 구현됐다고 볼 수는 없다. 투표율의 높고낮음은 선거를 어떻게 치렀는지 선거운동이 학우들에게 얼마나 어필했는가와 그해 학생회의 평가라는 두가지 측면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학생회선거참여를 높이기 위해 학생회가 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학내, 학외문제를 나눠서 한쪽만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복지와 대학생의 사회적 지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학내복지만 힘쓴다고 해서 반값등록금만 주장한다고 해서 그 학생회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 두가지를 잘 조절해 선순환구조를 만든다면 참여가 자연히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대학사회의 ‘객’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형준: 질문의 예처럼 보다 많은 선본의 등록은 선택의 폭이 넓혀준다는 것에서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참여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에서 민주주의 보다 잘 구현된다고 생각하거나 후보가 없거나 선거가 무산된 것 자체를 가지고 민주주의가 파괴됐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의견이 일견 타당해보인다. 하지만 민중의 지배를 뜻하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짚어볼 때 학우에 의한 지배가 잘 구현되는 민주적 대학사회를 위해서는 '지배'를 해야 할 학우들이 대학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인식했을 때만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사실 학생회의 모든 사업은 학우들에게 대학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인식시키는 방향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학생이 대학사회의 ‘객’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학생회가 단순히 봉사해 주는 곳, 또 다른 부패세력으로 학우들에게 각인되는 순간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학생사회가 망가지고 학생사회의 축제라고 불리는 선거에서 학우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거나, 그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핵심인 대표조차 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회 선거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생사회를 복원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우들이 대학에서의 자신들의 지위와 역할을 밝혀주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언젠가 학생사회에서 99% 참여, 99% 찬성이 나오는 가장 이상적이고 민주적인 학생사회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이민경: 학생회가 어떤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박당선자는 내년 주요공약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김활동가는 학생들의인정을 받기 위해 학생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회칙의 재정립을 통한 대표성의 확대와 소통구조의 마련”


박광월: 이번 학생회의 주요정책은 학생회칙의 재정립이다. 단과대학생회가 과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시 학우들에게 전해지는 선순환구조가 마련돼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또 전학대회를 여는 것 자체도 결국에는 전체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일부대표자들의 자신의 의견을 마치 자신이 대표하고 있는 과의 의견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회칙의 재정립을 통해 단과대학생회의 대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총학차원에서는 과학생회 전체 과 학생들을 대표할 수 있도록 돕거나 총학과 학우들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드려고 한다.


이를 통해 학생회가 무엇을 해야한만다는 식의 당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지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는, 반값등록록금을 해야한다가 아니라 반값등록금이 왜 필요하고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그 근거는 타당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과 같이 구체적정보를 제공해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있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제도적으로 좀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실제로 대표자들의 낮은 학운위, 중운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회의를 생중계한다거나 회의일시를 공고해 학우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해 학우들에게 검증받는 회의체계를 만들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모든 정책과 운영은 학우들로부터 시작된다”


김형준: 학생회는 운영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왜냐하면 학우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모든 걸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회는 모든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이 모든 것을 자기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을 학우들속에서 한다면 학우들의 인정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정책과 운영은 학우들로부터 시작된다. 학우들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아무리 좋은 운영방안도 모두 '도루묵'이 된다. 우리에겐 수십년간의 자주적 학생회의 경험이 있다. 대의체계를 통한 종적 발전, 기층 학생사회의 대중적이고 창의적인 사업을 통한 횡적 발전, 이것을 적절히 배치하는 운영이라면 학우들과의 의견을 받아 더 좋은 정책들도 재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고대세종캠퍼스에서 수시모집에서 합격한 새내기들과 새내기미리배움터를 같이 준비한다거나 부산대의 총학생회간부들이 단과대운영위원회를 반드시 참가해 총학의 정책을 설명하고 단과대학생회의 어려운 점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을 모범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민경: 학생사회의 큰 흐름을 형성했던 서울대, 고려대안암, 연세대신촌 등 이른바 '메이저캠퍼스’의 현황을 보면 서울대는 선거가 무산됐고, 고대와 연세대는 올해 비운동권학생회가 활동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됐다. 고대와 연대 총학생회는 전총모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기존 비운동권학생회와는 달리 디도스시국선언과 같은 정치사안에 개입한다. 이는 최근 달라진 양상인데 운동권과 비운동권 학생회의 구분, 학생회분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활동의 진정성으로 평가돼야”

 

김형준: 학생사회에서 운동권과 비운동권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 맞다. 부패한 기득세력에 저항하는 대학생일뿐 구분하는것 자체가 의미가 없고 소모적일 뿐이다. 다만, 진정성의 차원에서는 우선순위를 구분을 둘 수 있을 것 같다. 학생사회를 이끌어야 할 총학생회는 학생사회의 기본모순을 파헤치고 뚫어야만 전체 학생들을 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학생사회의 기본모순은 기성사회에 의해 철저히 가려져 있고 그것을 파헤치는 일은 일반학우들에게는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로 대중들에게 인식돼 있다. 물론 어느 한 정치적인 사안에 개입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말로 개입하는 척일지도 모른다. 진정성의 차원에서는 좀 더 파악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어쩌면 힘들지않는데 힘들다고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우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비싼 등록금인가? 극심한 청년실업인가? 사회양극화인가? 디도스인가? 분단인가? 이에 대한 허심한 이야기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은 최근 보이지 않는다.

 

작년 대학을 다니는 누구나가 공감했던 문제가 고액등록금이었다. 이에 대한 해결은 답이 나온 상태다. 반값등록금투쟁이다. 반값등록금은 대학생들이 투쟁을 통해 정치적인 사안으로 겨우 만들어 놓은 사안이다. 여기에 대한 개입으로 학생회의 진정성여부를 분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운동권, 비권의 구분은 기성세대의 프레임에 불과”

 

박광월: 운동권이나 비권이라는 구분은 잘못됐다. 기성세대의 프레임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한총련이 전체 대학생들을 대표하지 못해 한대련이라는 연대체가 생겼고 많은 대학들이 가입했으며 실제로 작년 반값등록금운동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잘못된 단과대학생회를 통해 한대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잘못된 중앙집행부의 판단으로 인해 기성세대와 언론에 허점을 보여서 한대련에 대한 의견이 양극화되고 있다.

 

전체 300만대학생들이 운동권, 비권을 나눠 소모적으로 서로 싸우는 것은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대상이 학교와 정부인 것을 감안하면 소모적일 뿐이다.

 

한대련에 대한 문제의식은 한대련안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전총모의 경우 전체를 보고 나온 연대체라기보다 단순히 ‘한대련반대’라는 차원에서 출범했기때문에 올바른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생과 관련된 문제도 노동문제나 통일 등 다른 사회문제처럼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임에도 이를 대학생연대체에서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비판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분명히 적극전인 발언을 하는 것은 필요하며. 이를 잘 조율하는 것이 학생회의 역할일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비권, 운동권이 아니라 학생회의 진정성있는 활동모습으로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민경: 올해 서울시립대에서 반값등록금이 시행됐고, 반값등록금운동이 계속 되고 있다. 내년 등록금문제 및 국공립대민영화, 사립학교의 민주화 등 교육투쟁의 전망 어떻게 볼 수 있는가.


"시립대 반값등록금, 학생들의 줄기찬 투쟁의 성과”


김형준: 대통령이 누가되느냐에 따라 그 양상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된다. 유력한 후보 모두가 고액 등록금에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한명 바뀐다고 대학사회가 바뀐 적은 없다. 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은 시장한명 바뀐게 아니라 학생의 줄기찬 투쟁과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의 시너지효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국공립대 법인화문제, 사립대학의 민주화는 사람이 바뀌고 법안 한두줄로 바꿀 수 없다. 그 법 역사적으로 안 바꿔본 것이 아니다. 늘 요리조리 빠져나갔던 전례가 존재한다. 대선이후에 대학생들의 줄기찬 투쟁이 대선 이후 더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지금까지는 반값등록금에 매몰된 면이 있었다면 좀 더 다양한 주제로 연대하여 투쟁해야 한다.

 

“지역과 수도권의 온도차를 줄여야”


박광월: 이런 투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려면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드러난 바로는 반값등록금은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때문에 학생회에서 단순히 운동권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반값등록금이 왜 필요한지, 그 실현가능성을 학우분들에게 계속 역설해야 한다.

 

반값등록금실현여부를 두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우들도 많다. 생각해보면 서울시립대에서 반값등록금이 실행됐다고 해서 서울시민들이 세금이 올랐다고 반발이 일어났던 적은 없다. 오히려 지금 시립대생들은 정말 좋아하고 있고 이로 인해 대학의 경쟁력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 정부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소할지에 대한 의지, 정책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민경: 전국대학생들의 단일하고 대표적인 대중조직을 표방한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2005년 출범한 지 횟수로 8년째다. 처음의 시도와는 다르게 점점 정체돼가고 학생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대련의 대안’을 표방하는 전총모(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라는 조직도 올해 출범했다. 대학사회에서 학생회 전국조직의 필요성과 전망을 이야기한다면.

 

“한대련, 본래 취지대로 혁신해야”


박광월: 실제로 한대련이 본래 취지대로 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조직체이므로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한 두가지 방법이 존재하는데 한대련내에서의 혁신과 한대련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여러대학이 모아 새로운 연대체를 출범하는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대안을 표방하는 전총모의 경우 실제 활동을 보면 진정성측면에서 의심이 간다. 단순히 특정정당의 대표자를 만나 면담을 하는 모습은 민주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보여주기식인지 모르겠다.

 

결국 한대련의 본래취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학생회가 많이 생겨야 할 것으로 본다.

 

“전국적 학생조직필요,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김형준: 전총모나 한대련이나 학생들이 받아들이는데는 큰 차이가 없다. 전총모는 잘 모르고 한대련은 좋지 않다.

 

학생회는 한국사회에서 학생들의 기본모순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방법을 할 것인지 논의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전국 조직체는 언제나 필요하다.

 

그렇기때문에 연대체는 사회의 기득세력에 저항할 수 밖에 없으며 저항의 방법은 기득세력에 매달려 청와대 들어가서 밥 한끼 먹거나 기존정당의 그들의 선전용으로 쓰이는 토론회에서 말한마디 못하고 사진한방 찍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국조직의 전망은 이 자리에서 감히 내가 쉽게 점칠 수 없겠지만 분명 기존의 여러 조직들에서 평가하고 있고 혁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전국조직과 다른 개인이나 단체가 생각하는 전국 조직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상이 가장 옳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에게 강요한다면 그것은 옳지만 패배한다. 함께 만들어가며 서로간의 토론을 거쳐 하나로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승리하는 길이다. 언제나 그렇다. 그러므로 전국적 조직과 전국적 조직의 혁신은 꼭 필요하다.


이민경: 가깝게 올해 대선이 있고 2014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대학생들의 정치참여와 학생회의 역할에는 무엇이 있는가.

 

“대학생, 누구보다 정치를 잘 알아야”


박광월: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는 이미 흔한말이지만 권리이자 의무다. 대학생은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기성세대가 되기 전, 그 사회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기성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 기성세대가 돼서도 현사회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지만 대학생은 현재 사회에 대한 기성세대의 책임을 비판할 수 있고 기성세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존재다. 그래서 대학생이 정치에 대해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고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학생회의 역할은 학생사회에서 학우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학우들 한명한명이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하나로 도출된 의견을 학생회가 주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학생회가 선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우에게 제시하고 학우들간의 의견수렴과정을 통해 다시 학생회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학생회가 한 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김형준: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학생회가 한 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지할 만한 세력이 있어야 하고 학생회가 그 세력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학우들이 힘을 모아 줘야한다. 이것이 가능하지 않다면 이렇게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물론 지지할만한 세력이 없다면 지지할만한 세력을 만들거나 지지할만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학생회가 학우들을 믿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도록 학우들과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서 최선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선, 차차선을 이마저도 힘들다면 적어도 차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학생회가 해야 할 역할이다.


이민경: 오늘 좋은 이야기 감사하다. 


이민경기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66 [전북대] ‘선거운동 첫날, 경고3회누적 후보자자격박탈’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11.15
65 [전남대] ‘행동하는 우리의 힘! 리얼공감’ 단독출마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11.15
64 [한국교원대·한국외대] 후보자 미등록으로 선거무산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11.15
63 [경상대] ‘사전선거운동이 된 선본지지자모임’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11.12
62 [부산대] ‘레디액션’ 단독 출마 … 26,27일 양일간 신임투표진행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11.12
61 고려대에서 4·18구국대장정 진행 … 매년 하는 행사지만 지금 시대의 의미를 되찾아야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4.19
60 '조폭들의 대학 총학생회 장악', 또 다시 적발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4.19
59 서울대 총학생회재선거 개표요건 투표율 50% 간신히 넘겨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4.19
58 [고려대] 53주년 4.18 구국대장정, 지금 시작됩니다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4.17
57 '진보강연' 또 불허 … 이번에도 사유는 “정치색이 짙다”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4.17
56 한대련 9기 전학대회 열려 … 총노선은 “300만의 ‘우리’ 한대련”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4.15
55 한양대 이정희대표강연 끝내 불허 file 이민경기자 2013.03.12
54 서울과기대 학생들 “등심위재구성‧학점제부활”외치며 삭발식 진행 file 유하나기자 2013.03.12
53 건국대 글로컬캠 총학, '착한 자취방 프로젝트' 진행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2.19
52 구독료 납부 방식 변경으로 연세학보 연세춘추 운영위기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3.02.18
51 검은 돈으로 얼룩진 대학 축제, 총학생회장과 업체와의 ‘은밀한 거래’ file 유하나기자 2013.02.18
» [좌담회] 2013년 총학생회선거를 돌아보며 21세기대학뉴스 2012.12.19
49 2013총학생회선거 최악의 장면 5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2.12.13
48 [경남대] 현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의 대결구도, 기호1번 당선 file 21세기대학뉴스 2012.12.11
47 [한국외대] 서울캠, 투표율 25.88% 선거무산 … 3월 재선거 21세기대학뉴스 2012.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