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조직적 총학생회 부정선거 '투표함 바꿔치기'
2012.11.27 23:13
부산외대총학생회 선거과정에서 선거관리를 맡은 총학집행부가 투표함을 통째로 바꿔치기 하는 등 조직적인 부정선거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치러진 총학생회선거에서 현총학집행부출신들로 구성된 '챔피언’ 선본이 부정선거로 경쟁후보 2개팀을 누르고 차기 총학생회에 당선됐다.
재적인원 8309명중 3382명(40.7%)이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당선된 '챔피언’ 선본은 1625표를 얻었고, 이는 나머지 2개팀 '날개드림’ '좋아요’ 선본의 득표를 합산한 것(1580표)보다 많았다.
선거관리는 현총학생회 집행부가, 선거관리위원장은 부총학생회장이 맡았다.
부정선거는 한학생이 투표를 마치고 촬영한 '인증샷'에 찍힌 투표함과 투표가 끝나고 개표소로 수거해온 해당투표함의 모습이 미세하게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드러났다.
선관위측이 차량을 이용해 투표함을 수거해 오는 과정에서 해당투표함이 있는 투표소에서 투표함을 실어 개표소로 곧바로 이동하지 않고 다른 건물에 한동안 머물렀다 이동한 사실이 대학내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확인됐다.
부산외대 진상조사위원회는 선관위측이 투표함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실제투표에 사용된 9개의 투표함외에 1개의 투표함을 추가로 빌려, 선거 다음날 몰래 반납한 사실을 밝혀냈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현총학생회 'Yes we can’의 정·부학생회장은 결국 자신들이 투표함을 옮기는 과정에서 B팀에 기표한 투표지로 상당 부분을 채운 1697표짜리 투표함을 바꿔치기했다며 부정선거를 시인했다.
이들은 "좋아하는 후배가 선거에 출마했는데 후배를 아끼는 마음이 앞섰다"며 "투표함 바꿔치기는 두사람만 계획했고 추가로 가담한 사람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는 이들이 바꿔치기한 투표함의 투표지 숫자가 실제 투표지수에 근접한 점으로 미뤄 추가 연루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학측은 학칙에 따라 부정선거에 연루된 학생들을 최고징계수위인 제적조치를 취하고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챔피언’ 선본은 자진사퇴를 한 상태며, 28일 재선거가 치러진다.
윤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