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가 바라던 세상, 우리가 주인되어 꽃피우자’


2013년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열사’라는 단어를 들어보기 어렵습니다. 각 대학마다 매년 열사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제가 열리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왜 우리가 추모제를 진행하고 열사정신을 기억해야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를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그 시대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21세기대학뉴스에서 명지대강경대열사22주기 추모준비위원회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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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대열사

노태우정권이 백골단을 이용해 사람들을 탄압하는 비민주적 행위를 일삼던 시대
강경대열사의 죽음이 시민들의 분노의 기폭제역할

- 강경대열사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강경대 열사는 91년도 명지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하셨습니다. 당시 노태우정권이 백골단을 이용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탄압하는 등 비민주적인 행위를 일삼았던 시대였어요. 그런 와중에 명지대에서는 등록금이 14%나 올랐어요. 그래서 학생들은 등록금인상에 반대하는 등록금시위를 진행했습니다.

강경대열사는 3월22일 명지대등록금인하를 위해 총학생회가 진행한 시위에 참가했다가 학내에 백골단이 들어와 학생들을 폭력진압하는 도중에 체류탄에 의한 안면부상을 입기도 하셨어요. 그 이후에도 학생들은 굴하지 않고 계속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4월24일, 당시 명지대 박광철총학생회장이 상명여대(지금의 상명대)지지연설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불법연행이 되었어요. 26일 명지대학생들은 군부정권퇴진과 총학생회장 불법연행구출, 그리고 학원자주화를 외치며 시위를 진행했어요.

이때도 백골단의 폭력진압는 계속되었죠. 그때 강경대열사는 선봉대와 본대의 연락망역할을 하셨어요. 선봉대의 소식을 본대에 전하려다가 백골단에 잡히게 되시고 쇠파이프로 난타를 당하시다가 병원에 이송중에 사망하셨습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산화과정이에요.

당시 강경대열사의 죽음이 시민들의 분노의 기폭제역할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노제를 지내고 강경대열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규탄하며 분신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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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대열사노제

군부는 시민들이 강경대열사의 노제를 지내려고 하는 것도 저지하고 그로 인해 광주망월동묘역에 안장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산화하신지 24일만에 광주망월동 묘역에 안장되셨습니다.


“선전부터 사진전·간담회·추모제·장학금·문학상·광주순례 등 다채로운 행사 진행

- 강경대열사추모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우리학교에는 추모사업회가 따로 있고 대부분의 사업을 주관합니다. 처음에는 선전, 자원봉사 등을 할 수 있는 실무단을 꾸려서 준비를 시작합니다. 명지대는 7400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현재 60명정도의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

그래서 4월8일 ‘열정단’(열사정신계승단) 발대식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15일부터 25일까지 추모주간을 선포하고 선포식을 진행했고 현재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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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또 학내에 플랑들을 전시하고 본관구름다리에서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어요. 함께 모여 강경대열사가 산화하신 장소에 세워진 동판청소도 진행하구요. 리플렛도 제작해 많은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선전을 진행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각 학회, 과, 학생회, 동아리 간담회를 진행하고 학교나 단체에 외부간담회도 진행해요.

4.19혁명의 의미를 알려나가기 위해 4월18~19일동안 마당사업도 진행했고 24일에는 22주기 추모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27일에는 다함께 광주순례를 진행할 예정이구요.
 
또 매년 강경대장학금과 문학상을 진행해요. 강경대장학금은 졸업하신 선배님들도 오셔서 면접을 통해 열사정신을 잘 계승하는 사람을 뽑아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문학상은 수필모집을 해서 뽑는데 올해는 자유주제로 진행했지만 사실 매년 주제가 있고 매번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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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대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명지인의 결의를 모아 이곳에 동판을 세웁니다

열사정신이라는 자체가 내가 살아가는 학교, 사회,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

-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들 이야기하는데, 열사를 기억하고 열사정신을 계승하는 일은 가치있는 일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모준비위원회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안타까운 점이 있나요?

점점 갈수록 열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는 하죠. 추모제당일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지 못하기도 하고 오시는 분들만 오시기도 하구요.

열사정신계승단은 열사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활동을 해요. 열사정신이라는 자체가 살아가는 학교, 학내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고 살아가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강조하면서 학교와 사회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가져야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교양을 진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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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그렇지만 사실 현재는 많은 학생들이 취업이라는 문턱에 가로막혀 힘들어하고 있고, 이런 문제들로 인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또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일이에요.

“추모제 이후에도 다양한 활동”

- 추모사업회는 추모제가 끝나고도 활동을 계속 하시는건가요?

추모사업회에서는 추모제가 끝나면 정기모임때 사회현상이나 역사관련 공부를 진행합니다. 5.18이나 6.10 등 특별한 역사적인 날에 집회를 나간다거나 활동을 진행해요. 여름방학때는 국토순례를 함께 가기도 하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을 선정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부도 하는 거죠. 이런 활동들이 추모사업회가 있음으로써 계속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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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소영(왼쪽) , 배종휘(가운데), 강아름(오른쪽)

- 마지막으로 명지대학우분들이나 21세기대학뉴스를 보는 대학생독자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백소영(사회과학대학생회장, 경제학과08) 추모준비위원회위원장
추모제를 준비하는 준비과정자체가 열사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함께 살아가는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종휘(법학과12) 추모사업회 학생대표
작년에 입학해서 추모제는 2번째지만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때마다 더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강아름(정치외교과10) 추모사업회 실무단대표
올해의 기조가 ‘열사가 바라던 세상, 우리가 주인되어 꽃피우자’입니다. 이런 기조아래 학내민주주의실현, 노동자생존권보장, 한반도평화실현이라는 작은 소주제를 가지고 추모제를 진행하는데요. 학교에서, 사회에서, 나라에서 어느 것 하나 내가 주인이 아닌 곳이 없는데 많은 사람들, 많은 학우들이 자신이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 먼저 같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강경대열사 22주기추모제는 4월24일 수요일 오후6시 명지대학교 본관10층대강당에서 진행됩니다.

유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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