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명박정부의 언론탄압아래 17명의 언론인이 해직됐다. 이어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로 심화된 정부의 언론통제는 공영방송의 보도자유를 말살했고 이는 대안언론출범의 도화선이 됐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2012년에 만들어진 이후, 성역 없는 탐사보도로 현재의 공영방송이 잃어버린 비판기능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는 <뉴스타파>다. 지난 5월1일, 전주역사박물관에서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뉴스타파의 최승호PD, YTN에서 해직된 노종면기자와 조승호기자가 함께하는 <대안언론인 이야기 한마당>이 진행됐다.
간담회에 앞서 노종면기자는 <대안언론인>이라는 말에 <대안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절대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형태의 언론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언론이 정상화되기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냐>는 시민의 질문에 최승호PD는 <공영방송정상화>를 꼽으며, <청와대가 공영방송의 운영인사를 임명하는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 인사결정에 시민들의 의견과 견제의 힘이 미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종면기자는 <우선 내년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가 가장 중요하지만, 결과만을 손 놓고 기다릴 순 없다.>며, <조직에서 벗어난 거리의 기자들과 깨어있는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시민이 중심이 된 보도유통망이 필요하다. 기성보도망이 아닌 시민중심의 SNS 플랫폼구축이 현실적으로 시급하다.>고 말했다.
<만약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생각해둔 대책이 있냐>는 질문에 최승호PD의 답변은 <그런 대책은 없다>였다. 최PD는 <지금도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지난 8년간 언론은 거의 다 무너졌다. 자생적으로 바뀌긴 불가능하다. 만약 내년 대선에서 국민이 다시 여당을 선택한다면, 15년간의 언론의 공백은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언론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파생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에 김승환교육감은 <총선의 결과에서 희망을 보았다.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시민들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최승호PD의 첫 장편영화 <자백>은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에 대해 최승호PD는 <대안언론의 영향력의 한계는 명확하다. 세월호사건의 내막과 국정원간첩조작사건을 보도했지만 무엇이 바뀌었나. 잊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영화라는 표현방법에 주목하게 되었다.>며 영화 <자백>의 제작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노종면기자도 <정상적인 사회였다면 국정원간첩조작사건은 <PD수첩>에서 방영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시청자가 60만에서 100만이었을 것이다. 여론의 변화가 없을 수 없다. 그게 지금 안 되고 있기에 영화 <자백>이 나온 것이다.>라며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현재 노종면기자는 SNS뉴스플랫폼 <일파만파>를 기획하고 있다. <일파만파>는 시민기자단이 보도내용을 결정하는 집단편집방식의 보도유통망으로, 네티즌이 알아야 하는 정보의 선별을 기존 뉴스포털에게만 맡기지 않고 다수의 시민이 머리를 맞대어 결정한다. 이에 대해 노기자는 <다수가 모일 수 있는 장소, SNS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SNS활동을 모니터링해 의미있는 교집합을 찾아낸다. 그렇게 추출된 기사들이 모일 것이다. 그것을 기존의 포털들과 비교해, 어느 포털의 기사가 더 유익한지 비교해보라.>며 <일파만파>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두시간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는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조명하며 끝이 났다. 4명의 패널은 입을 모아 현사회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호소했다. 간담회 내내 말하던 이야기들의 본질이기도 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영웅적인 몇몇 기자나 언론이 아닌 시민들의 힘이다.
이명박정권이후 8년, 정부의 언론통제는 일상이 됐다. 앞으로 8년후의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세 언론인과 김승환교육감의 대화는 우리에게 그런 질문을 남긴다. 현재 <대안언론이라 불리는 매체가 결코 <대안>이 돼서는 안된다>는 노종면기자의 말에는 공영방송과 주류언론이 제역할을 하고 나아가 언론의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는 외침이 담겨있다.
<이명박근혜>시대 너무 많은 것들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곳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비정상의 사회에서 정상은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비주류로 밀려나있다. 언론이 제기능을 못하면서 또다른 매체를 만들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간담회에 함께했던 세기자를 대안언론이 아닌, 주류언론으로 마주할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