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사회학과 소모임인 <21세기바보회>에서 4.3항쟁 71주기를 기리며 대자보를 작성했다.  
 
<21세기바보회>는 <71년이 지났지만 아직 진상규명은커녕 특별법 하나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 현대한민국의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원인에는 흥미 없다. 나의 사명은 진압뿐>이라는 제주지구미군사령관 브라운의 말을 인용해 결국 4.3항쟁에서의 학살이 미군정에 의해 발생한 것임을 분명히했다. 
 
더해 <우리가 모르는 근현대사가 너무나도 많으며 우리가 밟고 있는 곳곳이 학살터이다>라고 지적하며 <진실을 감추려는 자 범인이다. 우리는 그 범인에게 당당히 맞서 진실을 알아나가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아래는 대자보전문이다.  

우리들이 앞장서서 잊혀진 역사 밝혀가자 
 
제주 4.3항쟁이 71주기를 맞이한다. 지난 1일 제주도 원희룡지사가 국회의원 전원에게 <4.3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4.3특별법은 제주 4ㆍ3항쟁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와 관련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 4.3이 발생한지 71년이 지났지만 아직 진상규명은커녕 특별법 하나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 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4.3은 말그대로 민중학살이다. 해방 후 인구가 20만에서 26만으로 증가하고 역대급 대흉년을 맞은 것에 더불어 미군정은 공출제도를 부활하면서 척박한 중산마을에서 해안가와 같은 양을 가져가기 시작한다. 산속에서 곡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주민들의 비판을 탄압하려 서북청년단이 계속해서 내려왔다. 결국 4월3일 산에서 무장대가 내려와 무장봉기가 시작되었다. 대가는 참혹했다. 제주지구 미군사령관 브라운이 <원인에는 흥미 없다. 나의 사명은 진압뿐>이라는 발언만 봐도 알수 있듯이 말이다. 이후 숱한 반대 속 전개된 5.10 남한단독선거에서 남한 지역 중에서 제주 선거구 두곳만이 투표율 미달 되면서 미군정과 이승만은 이를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섬 전체에 초토화 작전을 감행했다. <해안선에서 5km이상 지역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한다>는 포고문이 10월17일 발표된다. 모조리 죽였다. 전화도 없던 시절 소식을 받지도 못하고 죽임당한 사람도 많았다. 
 
제주 4.3 뿐이겠는가. 수많은 근현대사들이 아직도 묵인되고 잊혀져가고 있다. 남한 전체 230만명을 불러 일으켰던 <10월 대구항쟁> 동족상잔을 반대하며 일어났던 <여순항쟁> 최소10만명에서 최대 30만명이 학살되어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내었다는 <국민보도연맹사건> 굴다리 밑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야만 했던 <노근리사건>. 우리가 모르는 근현대사가 너무나도 많으며 우리가 밟고 있는 곳곳이 학살터이다. <우리는 무덤 위에 서있다>라는 말이 왜 더욱 가슴시리게 다가오겠는가.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아프고 시린 역사인 동시에 청년학생들이 그리고 우리 民(민)들이 목소리를 내었던 역사이기 때문이다. 60년 4.19항쟁이 80년 광주항쟁이 87년 6월항쟁이 그리고 16년 촛불항쟁이 증명하듯이 말이다. 대학, 말그대로 큰학문을 탐구하는 지성의 장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겠는가. 진실을 감추려는 자 범인이다. 우리는 그 범인에게 당당히 맞서 진실을 알아나가야 한다. 
 
“저희는 바보처럼 당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 바보회 창립취지 중 일부 
 
2019년 4월 3일 
 
21세기바보회


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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