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츠카모토 신야는 1995년 <동경의 주먹>을 통해 억눌린 폭력성의 해방과 그로 인한 참담한 결과를 표현했다. 영화는 한 복서의 비참한 인생을 <복싱호러>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생생하게 그렸다. 지난 2014년 신야 감독은 개인의 폭력성을 그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노비>를 통해서 집단의 폭력성까지 그렸다. 2차대전 패전 직전의 시기를 담은 이 영화는 군국주의의 공포와 불안을 잘 나타내었고 아베 신조의 평화헌법 개정 야욕의 끔찍한 결과를 미리 보여줬다. 하지만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의 만행을 경고하기에는 <노비>만으론 부족했던 것일까? 아베가 3연임에 성공하며 <Killing>은 마냥 단순한 사무라이 사극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는 시골의 한 사나이 ‘모쿠스케(이케마츠 소스케)’가 진정한 사무라이가 되기 위한 과정을 따라간다. 폭력을 반대하며 살아가던 모쿠스케는 무력으로 만사를 해결하려는 늙은 무사 ‘사와무라(츠카모토 신야)’를 만남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억제해왔던  폭력성이 끌려나와 괴물이 된다. 폭력의 시발점 사와무라는 스스로 자랑하던 검에 죽고, 폭력의 피해자로 망가져버린 농부의 딸(아오이 유우)은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무라이가 되는 것은 성공했지만 남은 것은 처참한 결과뿐인 이 이야기는 농부의 딸이 지르는 비명소리로 끝맺어진다.

폭력을 휘두르는 사와무라와 폭력에 잠식된 모쿠스케를 통해 영화는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아베의 야욕을 경고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아베의 평화헌법 개정이 곧 침략전쟁의 발돋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2012년에 자민당이 내놓은 군대를 인정하는 내용의 평화헌법 개정안이 올해 3월 확정되었을 때 일본과 세계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들끓었던 것이다.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으로 동아시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지만 그것을 인정하기는커녕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여 피해자들에게 더욱 깊은 아픔을 주고 있다. 아베가 지난 박근혜 정부와 <한일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지우려고 한 것이 그 예이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더 이상 폭력을 판타지로 그리는 것이 꺼려지는 상황이 왔다.>면서 <노비>에 이어서 으로 다시 한 번 그 위험성을 알렸다. 현재 코리아가 전쟁에서 평화로 급변하는 정세에서 아베와 일본의 국수주의를 비판한 <어느 가족>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군산>과 이 함께 갈라 프레젠테이션으로 선정된 이유가 따로 있지 않다. 평화분위기를 방해하는 아베 신조의 군국주의 부활 야욕을 저지하는 것이 민중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말해주듯, 폭력으로 무엇인가를 얻으려 한다면 끝에는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만 남게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공동취재단 윤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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