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는 귀한 영화다. 아카데미가 상을 안겨준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이란혁명을 다뤘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덕분에 당시를 담은 기록영화장면도 보고 그때의 혁명상황을 생생히 그려볼 수 있게 된다. 할리우드장르영화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고스 란히 담겨있고 제국주의미국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진무해보겠다는 저의가 역력하지만 그렇다고 보는게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매 우 흥미롭게 끝까지 몰입해보게 된 이유는 몇가지진실을 발견해서다.
 
일단 제국주의미국은 강하지 않다. 호메이니를 따라 항쟁에 떨쳐 나선 이란민중은 혁명에서 승리했고 미국을 궁지로 몰았다. 영화 도 확인하듯이, 미국은 이란혁명이 이렇게 갑자기 순식간에 이뤄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 안일하게도 팔레비독재자의 망명을 쉽게 받아들였고 이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이 미대사관을 점령할 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결과 미국은 역사상 가장 수치스런 곤경 에 처했다.  
 
이란혁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중 하나는 미국이 참으로 인질에 약하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슈퍼파워라고 해도 결국 그 권력은 유권 자,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란이 미대사관직원들을 인질로 삼아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미국민들은 카터대통령의 재선가능 성을 날려버리는 것으로 응답했다. 미정부가 인질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며 꼼짝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질 자체가 아니라 여론때문이다. 영화에도 이 속내는 잘 드러나있다.  
 
혁명의 결정적시기는 어떤 풍경일까. 그 이색적인 그림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보라. 미대사관을 보호해줄 물리력이 존재하지 않 을 때 CIA의 기본거점인 이곳은 언제 점거될지 모르는 예비인질들의 거처일뿐이다. 영화가 강조하듯이 미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 할 의지도 능력도 갖고있지 않다. 마치 새해에 구랍을 떠올리듯, 혁명세력도 반혁명세력도 혁명의 결정적시기를 돌아보며 미래를 위한 교훈을 찾는다. 이 사건으로 이란은 많은것을 얻었고 미국은 많은것을 잃었다. 격분한 민중이란 호랑이앞에 제국주의는 한갓 겁먹은 승냥이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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