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수민과 동생 동민은 시장에서 할머니의 꽃신을 몰래 가져와 강아지와 바꾼다. 다음날 할머니가 위독해지자 어머니는 꽃신을 찾게 되고 수민남매는 꽃신이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신을 귀중한 것임을 알자 꽃신을 찾아 길을 나선다. 꽃신을 찾아 떠돌던 남매는 고물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고물상 깊은 곳에서 꽃신을 발견하고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수민남매는 꼭두들을 만나 저승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고 할머니는 위험에 처한 남매들을 찾아 헤맨다.

꼭두는 상여에 매단 목각인형으로 죽은 이가 꼭두들의 보살핌속에 평안히 저승길을 가기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국악극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꼭두를 극중인물로 형상해 죽음에 이르는 길에서 떠나는 자와 보내는 자의 마음을 대변한다. 영화 중간에 국악극을 접목해 상상속의 저승세계를 그리면서도 국악극과 영화를 동시에 보는 듯 교차했다. 무대극을 통해 국악극을 영화와 접목해 참신한 즐거움을 준 반면에 무대의 이야기와 영화속이야기를 따로 설정해 이해하기 어렵고 몰입도 방해된다.  

영화는 꼭두를 매개로 우리전통장례문화가 남은 자와 죽은 자와의 따듯한 이별식임을 보여준다. 상여에 실려 장지로 향하는 풍경은 죽음을 인생의 끝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장면으로 그린다. 남은 자는 떠나는 자가 현세에서 어떠한 마음의 짐도 남기지 않고 편히 떠나도록 위로하며 떠난 자는 다른 세상에서 남은 사람들을 돕고 지켜준다. 영화에서 돌아가신 할머니가 손자들을 구했듯이 죽음은 끝이 아니며 산사람과 죽은자 사이에도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꼭두이야기>는 국악과 함께 어우러져 죽은 이를 위한 상여에서 산사람들의 깊은 애환을 절절히 드러냈다. 죽음을 주제로 한 영화이지만 삶의 모든 짐을 털고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 해피엔딩인 것이다. 우리 생의 마지막에 영화처럼 평범하지만 따듯한 이별식이 기다리고있다는 점은 현세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해 준다. 하기에 <꼭두이야기>는 죽음을 담담하게 보여주지만 삶과 생명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로 읽혀진다.

베를린국제영화제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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