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외대총학생회는 성차별적 게시글 열람을 강요한 L교수에 강의정지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고 밝혔다. 


앞서 L교수는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인 <왜 사느냐고? - 남자는 물, 여자는 꽃>·<더 벗어요?-남자는 짱, 여자는 끼> 등을 중간고사시험범위에 포함시켜 성차별적 게시글열람을 강행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0일 총학생회는 성명 <우리는 당신의 글을 <혐오>라고 부른다>를 발표했고 오늘(25일) 학교 측과 해당교수처분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결과, ▲강의정지 ▲성평등센터조사위원회회부 ▲블로그삭제 및 사과문개재 요청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다음은 총학생회가 발표한 성명전문이다. 


우리는 당신의 글을 ‘혐오’라고 부른다.

-경영대학 L 교수 여성혐오적 게시물 열람 강요 및 사이버 성희롱 사건 관련 한국외국어대학교 제54대 중앙운영위원회 성명문-

지난 5월 16일, 교내 독립언론 ‘외대알리’는 경영정보학개론 담당교원 L 교수가 개인 블로그에 여성혐오적 게시글을 다량 게재하였으며, 해당 게시물이 그대로 해당 강의 수강생들에게 노출되었음을 알렸다. 제54대 중앙운영위원회는 관련 사건의 사실 확인 작업에 착수하였고, 해당 교원이 2020-1학기 중간고사 시험범위로 '더 벗어요? - 남자는 깡, 여자는 끼', '왜 사느냐고? - 남자는 물, 여자는 꽃'과 같은 제목의 여성혐오적 게시물을 포함한 본인의 글을 수강생들에게 읽도록 강제했음을 확인하였다.

경영정보학개론 담당교원 L 교수는 여성혐오적 발언을 반성하고 수강생들과 외대 구성원에게 사과하라.

제54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해당 게시물의 내용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게시물에서는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여기며 대상화하는 사고방식이 여실히 드러났다. 여성을 ‘성녀’ 혹은 ‘창녀’로 이분하며 성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태도, 특정 집단의 여성을 품평하며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 행태를 규탄한다. 해당 강의 수강생들은 중간고사에 응시하기 위해서라도 여성혐오적 게시물을 읽어야 했다. 이는 담당교원의 권위에 기반한 명백한 폭력이자 성희롱이다. L 교수는 하루빨리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신의 차별적, 폭력적 언행에 대하여 수강생들과 외대 구성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담당교원 L 교수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책임지고 교단에서 내려오라.

교수가 게시한 글에는 L 교수 본인이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에 방문한 기록 또한 남아있었다. 그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 착취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성매매 업소 밀집 지역에 다녀온 것을 일종의 ‘기행담紀行談’으로 취급하였다. 심지어 이를 공개된 공간에 게재하는 것은 무슨 의도인가? ‘남성의 본능’이라는 허상을 쥐고 여성을 착취하는 구조에 가담하는 교수는 교육자로서 교단에 서 있을 자격이 없다. L 교수는 해당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교단에서 내려와야하며, 명예교수라는 이름 또한 내어놓아야 한다.

교수사회 내 성차별적 문화를 반성하고 재발방지 조치 마련을 약속하라.

‘한국정치지성사’ 강의 영상 내 음란물 노출 사건이 일어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다. 두 사건 모두 외대 교수 사회의 저조한 성인지 감수성을 가감 없이 드러낸 사건임에 틀림없다. 외대 교수사회는 공동체 안에서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이 교원에 의해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낀 이 사건에 대해 부끄러움과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외대 교수진은 교수사회 내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문화를 반성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마련하라.

하나, L 교수는 여성혐오적 발언을 반성하고 수강생들과 외대 구성원에게 사과하라.

하나, L 교수는 해당 게시물에 대해 책임지고 교단에서 내려오라.

하나, 외대 교수진은 교수사회 내 성차별적 문화를 반성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마련하라.

2020.05.20.

한국외국어대학교 제54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