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교육부장관이 대학 <무전공>입학제도에 힘을 싣겠다고 밝히면서 대학구조조정정책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일 이장관은 출입기자단간담회에서 모든 대학의 정원 30%를 <무전공>입학으로 전환하겠다며 이미 대학에서 <벽허물기>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글로컬대학30>예비지정결과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교육부는 <글로컬대학30>정책을 통해 <무전공>입학을 확대할 의사를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지난 3월 <추진방안>에서는 대학이 학문간 견고한 벽을 유지하며 공급자중심의 교육과정에 안주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6월 본지정 후보성격인 예비지정결과를 발표한 결과 예비지정을 통과한 국립순천대는 단과대를 폐지하고 3대특화분야에서 <무>학과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순천향대는 10개단과대와 50개전공을 폐지하고 15명이하 소전공 40개를 운영하며 3~5년제 학·석사과정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동대-경북도립대는 통합후 무제한 자유전과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무전공 입학을 실시하고 있는 한동대는 14개학부를 단일대학으로 통합해 융·복합교육을 강화하고 전공선택권을 무제한 보장하겠다고 밝혀 예비지정됐다.

여기에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을 필두로 모든 대학에 무전공 최소 30%를 관철시키기 위해 <벽허물기>를 추진하는 대학은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교육계에서는 정책실패를 우려하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공통적인 실패요인으로는 <인기학과편중>현상이 꼽힌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전공선택을 하는 것은 좋지만 결국 취업이 잘 되는 학과에 몰리고 물리학 등 배우기 어렵지만 첨단분야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기초과학이나 신학 등 전통적인 분야는 지원자가 아예 없는 등 외면받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실제로 전공편중은 해마다 심화됐다. 대학교육연구소가 한국교육개발원(KEDI)교육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인문·사회·자연계열의 입학정원은 감소하고 공학·의약계열은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9년동안 인문계열은 4만7032명에서 3만6853명으로 1만179명(21.6%) 감소했고 사회는 19.0%, 자연은 17.5% 각각 줄었다. 의약은 1만699명에서 2만6424명(147%)으로 2배넘게 불어났고 공학은 4.5% 늘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기초학문의 입학정원 감소와 실용학문의 증가는 대학 스스로 학령인구감소 등에 따라 선택한 측면이 있겠지만 정부정책에 의해 불가피한 구조조정이 단행된 측면이 크다>며 <기초학문의 뒷받침 없이는 여타 학문 발전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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