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영화<듄: 파트2>가 국내에서도 100만관객을 모으며 주목받고 있다. SF장르 가운데에서도 엄밀한 과학적법칙에 기반하기보다는 초월적인 힘과 관련된 내용이 근간을 이룬다고 할수 있지만 과학기술적측면에서도 흥미를 끌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지표면에 물이 없이 전체가 사막인 행성아라키스(듄·모래언덕)에서 생활하는 원주민프레멘의 물 재활용기술을 들수 있다.
설정상 한방울의 물도 소중한 지역이기에 프레멘이 입는 사막복은 땀, 소변 등 신체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분을 옷자체에서 재처리해 식수 등으로 재활용한다.
실제 지구상에서는 사막지역이라도 외부의 물을 들고 갈수 있기에 이 정도까지 극한의 물재활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에서 물을 공급받기 어려운 우주정거장에서는 프레멘수준의 물 재활용이 현재도 이뤄지고 있다.
9일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책임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저궤도에 속하는 400km 상공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우주인의 소변이나 땀을 포함해 정거장내부에서 발생하거나 사용된 물이 현재 98%정도 재처리돼 식수나 생활용수 등으로 재활용된다.
1998년 궤도에 진입한 ISS는 초기에는 필요한 물을 모두 가져갔지만, 10년쯤 지난 이후부터 물재처리를 시작해 재처리비율을 점점 높여갔다. 수개월에 한번씩 보급선이 음용수 등을 공급하지만, 연간 6000ℓ 정도의 물이 사용되는 상황에서 보급선도킹이 실패하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물재처리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한다.
재처리대상은 ISS내부에서 사용된 물이나 발생한 수분 대부분으로, 우주인의 몸에서 배출된 땀, 소변, 샤워실이나 화장실에서 사용된 물 모두가 재처리돼 재사용된다. 우주인이 배출한 땀이 공기중에 흡수돼 적정습도를 넘으면 공기순환장치를 통해 수분을 모아 거른 뒤 정화한다.
특히 지난해 7월 포항공대(포스텍)환경공학부 송우철교수와 미국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캠퍼스(UC버클리)화학과 오마르음완네스야기교수 공동연구팀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대기 중 수분에서 물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워터>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금속이온과 유기분자가 결합해 1∼2나노미터(㎚) 크기인 매우 작은 구멍을 포함한 다공성 물질 MOF(metal-organic framework)를 대기 중 수분을 모으는 흡착제로 사용, 밤에는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하고 낮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흡수한 수분을 액체로 모으는 수확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특히 다른 에너지원이나 외부전력공급원 없이 순수하게 태양에너지로 물을 생산할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