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전이 발발한 직후 미국대학가를 휩쓸었던 반유대주의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5월 졸업시즌을 앞두고 미서부의 남가주대(USC)가 무슬림졸업생의 연설을 취소한 것이 화근이 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CNN방송에 따르면, USC는 올해 졸업생대표로 뽑힌 아스나타바섬의 졸업연설을 취소했다. 타바섬은 시오니즘에 대한 비판적인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가 유대인단체의 표적이 됐다.
다음달 6만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릴 졸업식의 보안을 고려했다는 게 대학측 설명이다. 다만 타바섬의 연설을 제외한 학위수여식과 축사 등은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남아시아계 무슬림1세대 이민자인 타바섬은 자신의 SNS에 공개적으로 팔레스타인 지지의사를 밝혔고, USC내 유대인단체 이스라엘을위한트로이목마는 타바섬의 SNS를 거론하며 그의 졸업생대표 선정을 재고할 것을 대학측에 촉구한 바 있다. 항의가 잇따르자 결국 USC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내 최대 무슬림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보안에 대한 불성실한 우려뒤에 비겁한 결정을 숨길수 없다>며 USC를 비판했다.
미국대학내 표현의 자유도를 조사해 순위를 매기는 비영리단체 개인권리와표현을위한재단(FIRE)의 잭그린버그변호사는 <졸업식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이라며 <특히 가자분쟁 관련 소셜미디어상 견해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대학이 행사를 취소하고, 학생을 검열하는 매우 명백한 사례>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이번 사태는 앞서 하버드대·펜실베이니아대 총장사퇴까지 불렀던 미국대학가내 반유대주의논란 재점화에 또다른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