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언론들은 대학등록금카드납부가 가능한 대학이 전체대학의 26.3%라며 등록금카드납부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발표했다.
기사의 내용은 현재 410군데가 넘는 국내대학 중에서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는 대학은 전체대학수의 26.3%인 108개교에 불과하며 대학등록금에 대한 신용카드이자는 다른 상품에 붙는 수수료보다 더 낮은데도 대학당국이 이자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해 카드납부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와같은 보도에 이어 국내의 주요카드회사들도 대학의 수수료율은 1~1.5%로 다른 가맹점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도 대학들의 손해를 보지 않으려 카드납부를 거부한다며 납부할부기간은 3개월부터 최장12개월까지 가능하다고 밝히며 대학의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학은 등록금을 현금분할납부하는 방식도 있고 사실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하는 학생은 전체 학생의 10~20%내외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반박하며 카드회사에 수수료를 줄 대신에 교육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할부가능, 무이자도 가능?
카드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하면 최대12개월의 할부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이자’할부라는 말은 언급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결국 카드회사는 납부자와 대학 양측 모두에게 이자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등록금은 대부분이 현금으로 납부돼 왔다. 신용카드회사 입장에서는 대학등록금납부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1인당 수천만원에 이르는 대학등록금에 대한 카드수수료수입과 대학으로부터 받는 가맹점수수료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기 때문이다. 또 대학생들에게 카드브랜드를 각인시켜 미래의 가입고객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등록금을 납부할 시기가 되면 카드납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언론과 정부가 카드회사들의 로비에 넘어간 것은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비싼 등록금 할부납부는 미봉책에 불과
결국 등록금을 카드로 긁고 길게는 12개월동안이나 갚아나가야 이유는 한꺼번에 등록금을 납부하려면 가계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한다고 해서 가계부담이 줄어들지 않는다. 게다가 매달이자를 더한 금액을 납부해야 하니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가계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또 대학이 카드회사에 지불해야할 수수료를 등록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전가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우리의 대학등록금은 OECD국가중에서 두번째로 높고 대학등록금의 GDP대비부담률은 25.81%로 2위인 미국의 13.35%에 절대 우위를 점하며 1위로 등극하고 있다. 수입의 1/4이상이 등록금납부에 들어간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얼마나 등록금으로 인한 고통을 클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이러한 가장 본질적인 해결책은 등록금 납부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금을 낮추는 것이다.
이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