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중인 청소노동자들이 대자보를 붙이면 1회에 1인당 100만원씩을 물게 하려는 중앙대측의 법원 가처분신청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비판하는 중앙대학생들의 대자보가 이어지고 있다.
소식이 알려지자 중앙대학생들에 이어 서울지역대학들에서도 중앙대 청소노동자와 학생들을 응원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부착되고 있다.
중앙대는 지난 12월24일 청소노동자들의 총장실점거에 대해 ‘불법’이라며 ‘퇴거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학교측은 6일 ‘100만원짜리 대자보’ 보도에 대해 "불법판결을 받은 후에도 퇴거하지 않을 경우 1회당 100만원씩 신청인에게 지급해 달라며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방어적 차원의 요구가 왜곡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중앙대학생들은 학교측의 ‘가처분신청’ 소식을 접한뒤 학교 본관과 법학관 등에 ‘이 대자보는 100만원짜리입니다’, ‘그들의 외침을 100만원으로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도 100만원짜리 대자보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학교측의 조치를 비난하는 대자보를 잇따라 붙였다.
김동건학생은 대자보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통보’였고 교섭을 촉진해달라는 요청에 돌아온 것은 ‘퇴거요구’였다’며 ‘일하는 사람이 일하는 장소에서 파업하는 게 뭐가 그리 잘못인가’라 물었다.
이어 그는 ‘기본급이 119만원 전후인 청소노동자에게 100만원을 청구할 권리를 달라는 것은 생계를 위협하는 ‘협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자보 한장에 100만원, 구호 한번에 100만원이라니,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에 가치를 매긴 것 치고는 소박한 것 같다’며 ‘이들의 외침은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다, 학교가 이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 판단이 틀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NS에서도 중앙대졸업생들의 의견이 개진됐다.
한 졸업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자보 한장에 100만원이면 나도 한장 사지요. 나같은 생각하는 졸업생들 은근 많을 것 같은데 판결 나오면 붙여주세요’라고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응원했다.
다른 졸업생도 ‘OB들 모금이라도 해서 자보 붙여드려야 할 것 같다. 무엇이든 돈으로 밀어붙이면 당해내지 못할 거란 편리한 발상은 국가나 재단이나 회사나 어느 한곳 다를 데가 없네’라고 비판했다.
김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