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범죄 경력기재를 강제하는 대교협방침은 반교육적, 반인권적 처사”
“학교폭력의 가장 큰 원인인 살인적인 입시경쟁부터 해결해야”
지난 30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대입시 학교폭력기록 등의 주요사항을 누락한 채 입학하면 입학을 취소하고 3년간 대학입학을 막는 대교협의 2014년 대학입학전형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학교폭력 학생부기재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으며 교과부의 학교폭력 학생부기재지시를 학생인권차원에서 거부하고 있는 김상곤교육감, 김승환교육감, 민병희교육감 등의 진보교육감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전하며 '대교협의 방침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중처벌, 형평성에 어긋나
이어 '대교협의 방침은 이미 처벌받은 학생에게 대학입학불이익이라는 처벌을 다시 부과하는 이중처벌이며 중대한 범죄를 일으킨 학생은 소년원에 간 학생을 소년원법으로 기록이 남지 않는데 이에 비해 경미한 범죄를 일으킨 학생은 학생부에 기록이 남아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사소한 폭력은 사라질지 모르나 오히려 과중한 폭력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사소한 실수로 대학 진학의 길이 막힌다면 더 큰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될 것'이며 '모든 사람이 실수를 한다. 실수를 통하여 깨닫고 성찰하여 더나은 인간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교육의 본분인데 이 방침은 반교육적'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살인적인 입시경쟁
또 '학교폭력의 가장 큰 원인은 살인적인 입시경쟁으로 이미 여러조사에서 확인된 것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은 세계에서 불행하다'며 '대교협은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대학입시방법을 연구할 의무가 있다'며 '이를 행하지 않는 대교협에 학교폭력의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대교협이 학생범죄 경력기재를 강제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행위이며 쓸데없는 일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선발방법을 마련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 그것이 대교협의 본분에 충실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음은 교수·학술4단체의 공동성명서다.
대교협은 대학입학서류에 학생 범죄 경력 기재를 강제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학생폭력 학생부 기재 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과부의 학생폭력 학생부 기재 지시에 대하여 김상곤 교육감, 김승환 교육감, 민병희 교육감 등이 학생 인권 차원에 반대하고 있고, 교과부는 이에 대하여 특감으로 보복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김상곤 교육감은 200시간 비상 연속 근무에 들어간 상태이다. 우리는 교과부의 부당한 위협에 굴하지 않고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려는 진보교육감들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입학 주요 서류에 학생폭력 등 학생 범죄 전과 기재를 강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입학 취소는 물론 3년 동안 대학에 입학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대교협의 방침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첫째로, 이것은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이중처벌에 해당된다. 이미 처벌받은 학생에게 대학입학 불이익이라는 처벌을 다시 부과하는 것이다.
둘째로, 이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경미한 학생범죄로 인하여 인생을 좌우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은 범죄와 형벌 사이의 비례 관계에서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셋째로, 이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간 학생은 소년원법으로 기록에 남지 않고, 경미한 범죄를 저질러 학교에서 처벌받은 학생은 기록에 남는 것이다.
넷째로, 이것은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지도 않다. 사소한 폭력은 일정 기간 사라질지 모르지만, 과중한 폭력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사소한 실수로 인해 대학 진학의 길이 막힌다면 더 큰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인생을 포기한 청소년처럼 위험한 집단은 없다. 다섯째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것은 반교육적이다. 모든 사람이 실수를 한다. 실수를 통하여 깨닫고 성찰하여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우리나라에서 학교 폭력의 가장 큰 원인은 살인적인 입시경쟁이다. 여러 가지 조사에서 확인되듯이 우리나라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 문제는 대학입시이다. 대교협은 학교 폭력을 줄일 수 있도록 대학입시 방법에 대한 연구를 할 의무가 있는 기관이다. 이를 행하지 않은 대교협에 학교 폭력의 1차적 책임이 있다.
그런 기관에서 학생 범죄 경력 기재를 강제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행위이다. 대교협은 살인적인 입시경쟁으로 인한 학생 폭력 증가 문제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엎드려 사과하여야 한다. 대교협은 쓸데없는 일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선발 방법을 마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 그것이 대교협의 본분에 충실한 것이다.
2012. 8. 30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이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