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에서 홀로 버려진 아이 - 〈잭(Jack)〉
수많은 국가들이 파산하고 위기를 면치 못하고, 많은 이주민들이 속출되고 있는 것이 유럽의 현주소. 이러한 와중에서도 사회경제적으로 비교적 견실하여 공인받고, 주변 나라의 부러움을 사는 사회복지국가가 있다. 독일이다. <잭>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배경으로 그 이면의 어두운 현실 한켠을 여실히 드러낸다.
사회교육시설을 무단이탈한 잭은 엄마의 갑작스런 부재동안 엄마와 연락하기 위해 3일동안 베를린의 거리, 클럽, 술집, 백화점, 지하주차장 등 여기저기를 헤매는 모험을 한다. 한편으로 어린동생까지 보살피며 말이다. 이 3일간 어린아이 눈높이의 흔들리는 듯한 시선으로 움직이는 카메라는 내내 잭에게 이입되어 불안과 걱정을 만들어 낸다. 위험에 노출되고 무관심속에 방치되는 두 아이들을 향한 걱정과 조바심은 결국 하나의 오딧세이처럼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해소된다.
영화는 잭과 그가 보살펴야 하는 어린 동생, 그리고 싱글맘인 엄마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얇은 친절과 무관심이 증대해가는 개인주의가 얼마나 많은 잭을 이 사회에 혼자 버려두고 방치해 두고 있는지 이야기하며,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이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싱겁게도 이 영화의 제목은 10살 된 소년, 그에 더해 우리네 ‘철수’마냥 평범하고 흔한 남자아이 이름, ‘잭’이다. 이것은 주인공이 가진 문제가 특수한 것이 아니라, 독일사회에 어른들의 관심밖으로 홀로 버려진 보통의 아이들을 상징한다. 영화의 마지막 결국 사회교육시설로 돌아가는 잭과 그의 어린 남동생의 모습은 자본주의사회에 보완책으로 자리잡은 사회민주주의사회, 복지국가모델의 현실태가 어떠한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베를린영화제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