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새누리당 박근혜후보는 한양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를 방문해 대학생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취업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학생에게 이날 박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스펙초월시스템과 신용회복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스펙초월시스템은 스펙없이도 열정과 잠재력으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며 신용회복위원회란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을 위해 재도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박후보는 지난 2011년에도 과도한 스펙경쟁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 ‘핵심직업능력평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 제도는 막대한 돈이 드는 '스펙쌓기' 경쟁 대신 정부가 본인이 취업할 분야에 대한 능력을 평가하고 이를 통과하면 취업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증해 취업시 반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었다.
당시 일부교육전문가들은 공통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이미 시험에 익숙한 이른바 명문대생들이 고득점을 얻어 오히려 대학서열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고 대학전반에 적용되는 공통기준은 대학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기업자체의 입사시험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별도의 시험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대학생들에게 쌓아야 할 새로운 스펙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어제 언급한 스펙초월시스템과 작년에 언급한 핵심직업평가능력제도는 그다지 차이가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11년에 업무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보다 열정과 잠재력을 평가하겠다는 말이 더 모호하고 그 기준산정이 어려워 요즘 유행하는 좋은 말을 가져다 붙인건 아닌가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또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의 재도전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는 신용회복위원회는 결국 재취업을 돕기 위해 취업교육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인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재취업교육제도와의 차이점설명이 없고 운영방식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신용회복위원회가 어떤 모습일지 쉽게 추측할 수 없게 한다.
박근혜후보의 20대를 위한 정책은 실질적인 정책, 공약보다는 그저 이미지밖에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제 언급된 청년층, 대학생을 위한 정책도 내용보다는 그 이름만 맴돌 뿐이다.
간결하고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름붙이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걸맞는 내용없이 이름만 있는 것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이민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