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라대학교에서 대량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청소용역업체가 바뀌면서 해고된 청소노동자 11명은 4일 이 대학 사범대 건물 6층 옥상에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밧줄에 매달아 올려주는 음식을 먹고, 텐트 등에서 잠을 잔다.
새 용역업체는 고용승계 조건으로 상여금삭감, 연차휴가 폐지, 방학기간 단축근무 폐지를 제안했지만 청소노동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농성 닷새째인 4일 오전에는 민주노총일반노조 등이 대학본부를 찾아 사태해결을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매년 이렇게 소모적으로 고용승계, 많지도 않는 임금과 고용조건을 지키려고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바꿔야 한다>면서 <신라대는 용역계약서를 지키지 않는 용역업체와 계약을 파기하고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또 <대학당국은 청소노동자들 돌보기보단 탄압하기 일쑤였다>며 <시말서작성, 업무배치, 연차휴가를 쓰는 것까지 관여하고 압박하였다>고 학교 측을 비판했다.
이어 <청소노동자를 직고용할 경우 학교는 용역업체 이윤과 세금으로 들어가는 용역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예산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노동자는 용역업체가 학교로부터 받은 청소대행금액 중 20~30% 가량을 수익으로 챙기면서 자신들의 급여가 깎여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직고용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이번 대량해고가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사태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면서도 <학교는 청소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을 뿐 고용 등의 부분은 용역업체가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에도 청소노동자들이 9일동안 파업에 나선 적이 있으며, 2013년에도 업체 선정과정을 두고 청소노동자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해마다 청소노동자들과 용역업체의 갈등이 반복되어 왔다.
▲학내 게시판에 붙은 청소노동자관련 자보
김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