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리몽땅에 이어 권진아마저 떨어졌다. 버나드박과 샘김이 케이팝스타(KPOP STAR)3의 최종진출자가 될 줄이야. 이래서 오디션프로가 흥미진진하다는 거다. 버나드박은 쟁쟁한 우승후보였지만 샘김은 의외가 아닌가. 그만큼 지난 8개월의 대장정을 통해 권진아만큼이나 샘김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권진아는 막판 변신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그만한 효과를 얻진 못했다. 다만 누구보다도 데뷔가 빠를 거란 심사의원들의 평가에 공감한다.
샘김의 흥겨운감각(groove)은 타고났다지만, 권진아·버나드박까지 제치며 심사위원전원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땐 진짜 인상적이었다. 그래, 음악은 이런 느낌을 얻기 위해 듣는 게 아닌가. 권진아든 샘김이든 안테나뮤직에서 정말 많이 배운 거 같다. 그러고보니 샘김의 연주를 보며 함춘호가 놀라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유희열이 있고 함춘호같은 인맥이 있는 한 안테나뮤직은 결코 YG나 JYP에 밀리지않는다. 하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나드박과 샘김의 대결을 예상하면서 버나드박에게 점수를 더 주고싶은 이윤 뭘까.
그건 아마 버나드박이 리차드막스의 <Right Here Waiting>을 신들린 듯 부르며, 299점이라는 사상최대의 점수와 유투브 100만조회수를 단숨에 넘긴 저력 때문일 거다. 박진영이 버나드박의 감성과 노래가 정확히 맞물리면 누구도 이길 수 없다고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버나드박은 미국에 날아온 부모님을 만나 큰힘을 얻은 걸까. 첫인사로 <세탁소는요 어떻게?>라고 묻는데 가슴이 짠했다. 이 세친구들과 짜리몽땅은 최종결과를 떠나서 그 재능과 노력으로 이미 <케이팝스타들(KPOP Stars)>이 됐다. 이런 친구들의 등용문이 됐다는데 케이팝스타의 의의가 있다.
열흘전쯤 에콰도르중앙대학에서 한 사회과학적인 강연의 말미에 케이팝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한 학생이 <청년들의 사회적의식을 호도하는데 이용되는 건 아닌가>라고 예리하게 묻기에, <그렇다>고 명확히 답해 줬다. 북코리아와 쿠바외엔 전세계가 다 이런 수준인 시대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꽃피우는 사회이기도 하다. 3남매를 키우느라 놀라운 예술적재능을 포함해 모든 걸 희생하신 우리어머니의 삶을 떠올리며, 늘 들었던 생각이기도 하다.
조덕원